연패중에 만나는 넥센 히어로즈. 저승사자나 마찬가지다. 올시즌 프로야구 8개 구단의 전력평준화가 이뤄져 어느 팀 하나 만만하지 않지만, 그래도 연패 탈출이 절실한 팀들에게 히어로즈는 가장 피하고 싶은 상대일 것 같다. 히어로즈는 연패에 빠져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팀과 만날 때마다 매서운 한방을 날려, 상대를 그로키 상태로 몰아넣었다. 팀 부위기가 가라앉은 팀의 빈틈을 확실하게 파고들어 승리를 챙겼다. 그만큼 상대에게는 뼈아픈 패배였다.
한화, SK,LG가 연패중에 '저승사자 히어로즈'를 만나 크게 흔들렸다.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화는 시즌 초중반 돌풍의 팀 히어로즈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히어로즈 관계자가 "좀 해볼만하면 꼭 앞을 가로막는다. 지난해도 그랬는데 이상하게 한화를 만나면 경기가 안 풀린다"고 말할 정도다. 한화는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3연전을 모두 가져 갔다. 당시 히어로즈는 시즌 최다인 8연승을 기록한 후 1패를 당한 상태였다. 팀 전력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누구나 1위를 다투고 있던 히어로즈의 우세를 점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한화는 이런 전망을 무참히 깨트렸다.
7월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한화의 경기에서 한화가 넥센에 10대5로 패하며 8연패를 당했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고 있는 한화 선수들. 한화 김태균(왼쪽)과 류현진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이런 가운데 히어로즈는 코너에 몰린 한화를 무참히 깨트렸다. 6월 24일 두산전부터 6연패를 당한 한화는 7월 3일부터 목동에서 히어로즈를 만났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한대화 감독 경질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는 승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히어로즈는 이런 한화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이날 2대4로 패한 한화는 이튿날 5대10으로 무너져 8연패에 빠졌다. 물론, 히어로즈전 이후 한화는 가까스로 연패에서 벗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당한 히어로즈전 2연패는 두고두고 잊기 어려운 패배였다.
6월 28일 삼성에 0대6 완패를 당한 SK는 이후 깊은 침체에 빠졌다. 마운드는 맥없이 무너지고,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지면서 시즌 초중반까지 1위를 달리던 SK는 중위권으로 추락했다. 7연패에 빠진 SK가 7월 11일 만난 팀이 히어로즈다. 박병호와 김민성의 홈런을 앞세운 히어로즈는 이날 깊은 시름에 빠져 있던 SK를 7대2로 잡았다. SK는 이 패배로 2006년 이후 무려 6년 만에 8연패를 당했다. 최근 몇 년 간 한국시리즈 진출을 기본으로 알고 있던 SK로
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지난해부터 히어로즈의 라이벌로 떠오른 팀이 같은 서울을 연고지로 하고 있는 LG. 한 해 구단 운영비, 선수들의 지명도, 팬 규모 등 모든 면에서 LG보다 열세인 히어로즈는 경기력에서 만큼은 LG에 앞섰다. 히어로즈는 13일 원정 LG전에서 10대1 대승을 거뒀다. 올시즌 두번째 6연패 중이던 LG는 이날 패배로 7연패의 수렁에 떨어졌다. 에이스인 주키치를 내고도 패했으니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승리로 히어로즈는 올시즌 LG전 상대전적 8승4패를 마크했다.
연패중인 팀에게 히어로즈가 껄끄러운 것은 확실한 외국인 원투 펀치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트와 밴헤켄을 앞세운 한화를 8연패로 몰아넣었고, SK를 8연패로 몰아넣을 때 선발이 밴헤켄이었다.
LG 킬러 김영민을 앞세워 13일 승리한 히어로즈는 14일 나이트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됐다. LG로선 비가 고마웠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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