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잘했다고…."
20일 펼쳐지는 한-일 레전드 올스타전을 앞두고 야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전설의 프로야구 스타들이 자존심 대결을 벌이기에 더욱 그렇다.
어느 종목에서는 한-일전은 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다. 이 때문에 특별한 야구 이벤트를 앞두고 야구계와 팬들은 축제의 분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이 축제가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내심 '올스타전에 참가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의중을 내비칠 정도다.
SK 이만수 감독과 한화 한대화 감독이 '동병상련'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진정한 레전드 올스타에 속하는 주역들이다. 이 감독은 지난해 프로야구 30주년 기념 레전드 올스타 베스트10 선정투표에서 최다점수를 얻었다.
한 감독은 3루수 부문에서 한 차례도 올스타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영원한 '해결사'였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팀 성적이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한 감독은 "뭘 잘했다고. 무슨 기분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하겠나"라며 "팀 성적이 최하위인데 축제랍시고 희희낙락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같은 소속 팀에서 한용덕 수석코치와 송진우 투수코치 등도 레전드 올스타전에 참가한다. 이들 코치들은 선수단 훈련 때 배팅볼을 던져주고, 캐치볼을 잡아주면서 간간이 몸을 풀 수는 있다.
하지만 한 감독은 '스리런의 사나이'라는 영원한 별명 때문에 방망이라도 몇 번 휘둘러 보고 싶지만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다.
"성적도 좋지 않으면서 올스타전 준비나 하고 있다는 인상까지 풍기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 아니라 그에 따른 댓글 비난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는 게 한 감독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 감독은 19일 전반기 최종전이 끝난 뒤 레전드 올스타전과 2012시즌 올스타전(21일) 참가를 위해 대전-서울-대전으로 이동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하지만 한 감독은 "팀 성적이 좋아서 바쁘면 얼마나 좋겠냐"면서 "젊은 레전드 후배들이 있으니 조용히 자리나 지키고 오는 게 상책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만수 감독도 한 감독과 똑같은 입장이다. 한때 최악의 8연패에 빠졌다가 간신히 탈출했지만 여전히 5위에 머물며 기대치에 미흡한 실정이다.
이 감독은 "사실 올스타전이 나에게는 정말 괴롭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래저래 눈치보느라 올스타전 출전에 대비한 준비를 전혀 하지 못했는데 방망이나 제대로 휘두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한-일 레전드 행사의 취지는 좋지만 하필 이럴 때 해야하는가…"라는 게 우울한 올스타들의 말못할 고민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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