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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을 위한 농협 정체성 논란…최원병 회장 검찰고발

by 김세형 기자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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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농민을 위한 사업 주체인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농협 안팎에선 농민을 위한 경영보다 자사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일부에선 정치권의 회전문 인사용 기관으로 전락했다고까지 지적한다. 농민의 경제적 안정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고, 수장이 교체 될 때면 낙하산 논란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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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주먹구구식 행정, 수입농산물 판매, 가장 높은 ATM기 수수료 등 각종 구설수가 끊이질 않는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18일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을 엄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공정거래법과 은행법 위반으로 300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되는 점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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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사업구조 개편 당시 그 업무를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전현직 임원들은 농협중앙회가 무리하게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ㆍ법률적 문제점을 인식하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업무상 배임행위"라고 주장했다. 손실을 예상하면서도 농협의 신경분리를 치적사업으로 삼기 위해 졸속적으로 강행했다는 설명이다.

농협은 3월 사업구조 개편 당시 정부에서 5조원을 지원받아 자산이 8조원대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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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상 자산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에 지정된다.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대기업집단 소속인 농협은행과 농협증권이 보유 중인 사모펀드(PEF) 지분 중 30% 초과분을 매각해야 한다.

또 NH농협은행은 은행이 자기 건물의 50% 이상을 임대하지 못하도록 한 은행법 위반 사실도 적발돼 100억원의 세금을 물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농민에게 사용 될 귀중한 자산을 순간의 실수로 날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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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 사업구조개편이 개혁을 통해 농민이 판로걱정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 강조한 바 있다. 전체 농산물 가운데 농협이 계약재배하는 물량은 10% 정도. 경제사업 활성화를 통해 계약재배 물량을 늘려 나갈 것이란 계획은 시작 전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사례는 또 있다. 농협은 최근 수입농수산물 판매에 나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주여성을 위한 배려차원이라고 했다.

농협은 농민을 내세워 정책적인 배려(?)를 많이 받는 곳이다.

NH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우 대형마트 강제 휴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농수축산물 판매 비중이 51%가 넘는 곳은 예외로 포함된다. 국산 농수산물 장려에 나서야 할 농협이 수입농수산물 판매는 정체성에 혼란을 빚은 결과라는 지적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지역경제 해체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에선 "농민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특혜를 누리는 상황에서 수입농산풀 판매는 있어서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밖에 농협은 지하철과 편의점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현금인출 수수료(영업시간 기준)가 시중 은행 중 가장 높다고 한국소비자원이 밝혔다. 농협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은 농민이다. 바꿔 말하면 농민이 수수료 수입의 '일등공신'이 되는 셈이다. NH농협은행은 한국소비자원의 발표 이후 현금인출 수수료를 기존 1300원에서 200원 인하하기로 했다.

농협은 올 초부터 농민을 위한 조직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농민을 위한 경제사업보다 금융사업에 치중했던 점을 자각, 개선하기 위해서다. 변화 과정에서 잡음은 따를 수 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농협이 농민을 위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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