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한 활약. 화려했지만 긴 슬럼프.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32·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쓰자카보다 1년 늦게 메이저리그에서 진출했지만 먼저 통산 50승 고지에 오른 뉴욕 양키스 구로다 히로키(37)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구로다는 19일(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7패)를 거뒀다. 2008년 히로시마 카프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한 후 5시즌 만에 거둔 성과다. 구로다의 호투를 앞세운 뉴욕 양키스는 이날 6대0 완승을 거뒀다.
일본인 투수로 메이저리그 50승을 기록한 선수는 구로다가 3번째. 앞서 '개척자' 노모 히데오(123승109패)와 오카 도모카즈(51승68패)가 50승 고지를 밟았다. 노모는 메이저리그 6번째 시즌, 오카는 9시즌 만에 50승을 기록했다.
결국 구로다가 앞서가던 마쓰자카를 따라잡더니 추월까지 했다. 퍼시픽리그 세이부 라이온즈 에이스였던 마쓰자카는 2007년, 센트럴리그 히로시마 카프의 간판투수였던 구로다는 2008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마쓰자카는 6년째 보스턴 소속으로 뛰고 있고, 구로다는 지난 겨울 4년 간의 LA 다저스 시대를 마감하고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 구로다는 11년 동안 103승89패 평균자책점 3.69, 마쓰자카는 8년 간 108승60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물론 마쓰자카가 일본 시절부터 더 크게 주목을 받았다. 1999년 신인왕을 차지한 마쓰자카는 2001년 선발 투수의 최고영예인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8시즌 동안 다승왕 3번, 탈삼진 1위에 4번이나 올랐다.
빅리그에서도 마쓰자카가 앞서갔다. 2007년 15승(12패), 2008년 18승(3패)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첫 두시즌 동안 승승장구했던 마쓰자카는 이후 3년 간 잦은 부상 속에 16승에 그쳤다. 지난 시즌까지 5년 간 49승30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마쓰자카는 긴 재활훈련을 거쳐 지난 6월 빅리그에 복귀했다. 그러나 예전의 그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던 마쓰자카는 더이상 없었다.
반면, 구로다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했다. 2008년 9승(10패)을 거둔 구로다는 2009년 8승(7패) 2010년 11승(13패), 2011년 13승(16패)을 거뒀다. 지난해까지 41승46패를 마크했다.
마쓰자카가 제자리를 맴도는 동안 구로다는 황소걸음으로 따라왔다. 구로다는 지난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 등판, 7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8승째를 거뒀다. 이 경기에서 자신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인 11개의 삼진을 잡았다. 이날 승리로 마쓰자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 3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5이닝 동안 5점을 내주고 패전투수가 된 마쓰자카는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올시즌 3패에 평균자책점 6.65로 부진한 마쓰자카는 언제쯤 얼굴을 펼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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