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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감독, "레전드 매치 승부구는 슬로 직구!"

by 남정석 기자
◇지난 14일 잠실 LG전에 앞서 넥센 김시진 감독이 레전드 매치에서 쓰일 글러브를 들어보이고 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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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직구로 승부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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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잠실구장서 열리는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매치에 투수로 나서는 넥센 김시진 감독이 '천기누설'(?)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초슬로 직구로 승부하겠다고 선언한 것.

김 감독은 19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이번 경기에 나서는 일본 명구회 소속 멤버들은 평소에도 일주일에 1~2회 만나 경기를 치르고 연습도 한다고 들었다"며 "한국 야구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일단 내가 맡은 이닝에선 실점을 안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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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밝힌 승부구는 다름 아닌 80~90㎞의 직구. 일명 '아리랑볼'이다. 김 감독은 "지금도 던지면 120㎞대는 나온다. 하지만 이 정도라면 일본 타자들의 눈에 너무 익숙할 수 있다"며 "차라리 역으로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고 강조했다.

2년전 자선기금 마련을 위해 수준급의 연예인 야구단과 경기를 했는데, 110~120㎞대에선 의외로 배트가 잘 쫓아나왔다는 것. 김 감독은 "그래서 속도를 뚝 떨어뜨렸더니 공이 포수 미트에 도달하기도 전에 방망이가 헛돌더라"고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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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작전은 세워졌으니 연습만 남은 셈이다. 하지만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안 따라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이틀 전 롱토스를 했다는 김 감독은 "연습을 하고 난 후 어깨는 물론이고 엉덩이 근육도 아팠다"며 "경기 끝나고 몸살 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어차피 투수가 7명이나 되지 않는가. 1이닝만 완전히 막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어차피 승부에 큰 상관은 없지만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게다가 일본 야구가 큰 장벽처럼만 느껴졌지만 후배들이 올림픽이나 WBC 등을 통해 이를 넘어서며 한국 야구의 우수성을 알렸다. 선배들로서도 자존심 싸움에서 결코 밀릴 수 없다는 의지. 여기에다 롯데 양승호 감독과 두산 김진욱 감독을 제외한 6개 구단 사령탑이 모두 나선다. 후반기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대이기에 은근한 기싸움도 있다. 한때 한국야구를 호령했던 명투수로서의 자존심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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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92년 은퇴한 후 20년만에 코칭스태프가 아닌 선수의 마음으로 돌아갈 김 감독에게 20일 잠실구장의 마운드는 분명 설레이는 무대일 것이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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