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을 앞둔 스즈키 이치로(39)의 메이저리그 종착역은 뉴욕 양키스가 될 것인가. 이치로가 너무나 익숙한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벗고, 뉴욕 양키스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시애틀과 뉴욕 양키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이치로의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2011년 오릭스 블루웨이브스에서 시애틀로 이적한 이치로는 지난 12년 간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타율 3할-200안타 이상'을 기록했고, 2004년에는 262안타를 때려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새로 썼다. 이치로는 시애틀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수퍼스타 중 한명이다.
하지만 이치로가 펄펄 나는 동안 시애틀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를 맴돌았다. 이치로가 시애틀에 있는 동안 팀은 2001년 딱 한 번 지구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빼고는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못했다.
이치로 중심의 팀운영에 따른 폐단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치로가 팀 보다 개인성적에 연연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치로는 2007년 말 총액 9000만달러(1031억원)에 5년 간 계약을 연장했는데, 평균 연봉이 1800만달러(약 206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왜 이치로는 갑자기 뉴욕 양키스로 이적하게 된 것일까. 불과 일주일 전인 16일 잭 쥐렌식 시애틀 단장은 스포츠전문 채널 폭스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치로를 이적시킬 생각이 없으며, 내년에도 이치로가 시애틀에서 뛸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24일 이치로의 뉴욕 양키스행을 보도하며, 이치로가 이적을 자청했다고 전하고 있다. 구단이 트레이드를 위해 먼저 나선 게 아니라 이치로가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는 얘기다.
이치로는 시애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대 젊은 선수가 많은 이 팀의 미래를 위해 내가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치로는 또 "환경을 바꿔 자극을 받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강했다"며 자신이 트레이드를 요청했다는 걸 고백했다.
2001년 시애틀로 이적한 한 팀에서만 뛴 이치로다. 지난해 타율 2할7푼대 타율에 머물렀던 이치로는 올해도 2할5~7푼 사이를 오가고 있다. 타격머신으로 불렸던 전성기 때의 모습이 많이 희미해 졌다. 지난해부터 시작돼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현실안주를 꼽고, 이를 깨기 위해 이적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치로는 "가능한 한 빨리 떠나는 게 팀을 위해서나, 나를 위해서나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동안 포스트시즌과는 인연이 없었던 이치로로선 더 큰 무대, 월드시리즈에 대한 꿈이 있을 것 같다. 시애틀에서는 불가능한 그런 꿈 말이다. 뉴욕 양키스는 이런 이치로의 열망을 풀어줄 수 있는 팀이다. 이치로는 과연 뉴욕 양키스에서 야구인생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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