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 온돌 주거이기 때문에 중산층 사람이라도 불결한 집에 살고 있다. 하물며 하등의 음매부인 갈보의 주거는 이루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단지 갈보집은 지하에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창기와 마찬가지로 공공연하게 영업을 한다. 조선에서는 유곽을 구획 지정하지 않기 때문에 갈보집은 도처의 골목에 주점이나 채소가게와 마찬가지로 수요에 따라 산재한다. 단속도 없으며 모두 돼지우리 같은 온돌에 집을 짓고 저녁부터 통행인을 끌어들인다.'
최근 출간된 '조선만화'(어문학)에 실린 내용의 하나다. '조선만화'는 100여년 전 조선을 일본인의 시각으로 묘사한 만화 모음집이다. 이 책에는 일본인의 눈으로 본 조선의 풍물과 사람들, 생활 풍습과 지리 등이 담겨 있다. 희귀한 텍스트로서 시각적인 재미가 일부 가미돼 있지만, 왜곡된 시각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이 책은 박광현 교수 등 한일비교문화 세미나팀이 4년 전부터 연구한 잡지 '조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조선'은 일제시대에 가장 장수한 잡지다. 박 교수 등은 당시 일본인들이 조선에 관한 지식을 저널리즘의 차원에서 어떻게 생산, 분류, 유통했는지에 대해 연구했는데, 그 과정에서 잡지에 수록된 만화 컷들에 주목했다.
식민지 시절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은 금강산, 기생 등에 한정돼 있었다. 만화의 소재는 비교적 다양하지만 조선인을 비웃는 시선은 한국 독자들이 분노할 만큼 자극적이다. 만화에서 조선은 불결함, 천하태평, 무신경, 무능 등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식민지화에 혈안이 된 일본인들이 식민정책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만화를 활용한 것이다.
이 만화들을 그린 인물은 도리고에 세이키이며, 책은 만화와 글, 하이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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