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상현은 장사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힘의 소유자. 요즘 날씨, 덥긴 더운가 보다. 그는 "요새 밥 한공기 비우기가 힘들다"고 한다. "밥심으로 살았는데 요새는 입맛이 별로 없고 힘도 없네요."
하지만 그가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엄살같다. 방망이를 맞고 튕기는 힘, 어마어마하다. 그야말로 고반발이다. 시원시원하다. 일단 배트에 맞힌 타구는 거의 펜스 경계선상을 중심으로 처리가 이뤄진다. 넘거나 근처에서 잡힌다. 복귀 후 5경기에서 날린 7안타 중 장타가 4개. 홈런과 2루타가 각각 2개씩이다.
힘이 없다더니….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말은 사실일지 모른다. 복귀 후 그가 뿜어대는 장타는 결코 힘으로만 만들어내는게 아니다. 스윙 궤적의 마법, 즉 기술 타격이다.
3개월만에 복귀한 김상현의 스윙은 왼 손바닥에서 말끔히 제거된 뼈조각처럼 군더더기가 없다. 테이크백부터 팔로우스로까지 힘의 손실 없이 커다란 원을 그리며 이뤄진다. 안쪽으로 감듯 살짝 들어올렸던 왼발을 땅에 내려놓은 뒤 스윙을 하면서 타구에 체중이 더 실리고 선구안도 나아졌다. 현재와 같은 스윙 궤적에 공이 걸리면 십중팔구 장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아웃코스로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 유인구 등에 속지만 않는다면….
복귀 후 5경기 연속 안타 행진. 16타수7안타(0.438). 앞으로는 '참을 인(忍)'과의 승부다. 완벽에 가까운 스윙에 대한 분석이 각 구단 전력분석요원들을 통해 삽시간에 상대 배터리에 전달될테니 말이다. 쉽게 승부할 리가 없다. 실투가 아니라면 그 무시무시한 스윙궤적 속으로 무모하게 공을 구겨넣을리 만무하다. 유인구 볼이란 헛스윙 유발자를 피해 꾹 참아야 현재의 좋은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 게다가 현재는 다소 고립된 상황. 이범호의 복귀가 미뤄지고 있고, 최희섭은 체력문제로 풀타임 출전이 어렵다. 집중 견제가 김상현에게 쏟아질 수 밖에 없는 환경적 조건 아래 놓여있다.
김상현은 적극적인 성향의 타자다. 좋은 공이면 초구부터 망설임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대응을 해야할 시기다. 승부를 가늠할 결정적인 순간, 유인구 볼로 배트를 끌어내려는 상대 배터리와 스트라이크를 던지게끔 만들어야 하는 김상현 간의 치열한 수싸움. 4강이란 중차대한 갈림길에 선 KIA 득점력을 좌우할 큰 변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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