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습도까지 높아 더욱 괴롭다. 잠시나마 더위를 잊기 위해 맥주 한두 잔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더구나 런던올림픽이 개막해 심야에 맥주를 마시면서 TV를 보는 팬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음주 습관은 통풍을 유발할 수 있고, 대사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술 중에선 맥주가 가장 위험
통풍(痛風)은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심각한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요산이 몸 밖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통풍이 발병한다. 요산은 체내에서 단백질의 한 종류인 퓨린(purine)이란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성된다.
퓨린은 우리 몸의 세포가 파괴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거나 음식을 통해 섭취되기도 한다. 어류, 육류 등 대부분의 음식에 퓨린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퓨린의 함량이 높은 음식을 즐겨 먹을수록 요산도 많이 생기기 때문에 통풍에 걸릴 위험이 크다.
알코올은 요산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음주가 잦을 경우 통풍의 발생 확률 역시 높아진다. 특히 맥주는 막걸리나 와인에 비해 퓨린이 최고 6배나 많다. 맥주에 함유된 퓨린은 알코올과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다량의 요산을 생성한다. 맥주가 체내 요산의 수치를 급격히 높이는 주범인 셈이다.
바로병원 정진원 원장은 "체내의 요산은 대부분 노폐물과 함께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생성과 배출의 균형만 잘 조절되면 건강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습관적인 음주는 몸의 균형을 무너뜨려 통풍의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신성 대사 질환으로 악화
통풍은 4단계를 거쳐 증상이 악화된다.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지만 요산이 점점 축적되는 '무증상 고요산혈증'으로 시작한다. 이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 증세로 발전한다. 그 후 오랜 시간에 걸쳐 통증이 간간이 나타나는 '간헐기 통풍'을 거치고, 관절 주변에 요산 결정이 맺히는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악화된다.
통풍의 증세는 주로 다리나 발가락 관절, 발목 관절에 나타난다. 요산 결정이 인대와 관절 안쪽까지 침착돼 굳은살이 박힌 것처럼 보이고, 하얀 색의 요산 덩어리들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통풍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관절 이외에 다른 부위에도 통풍 결절이 생겨 간단한 젓가락질조차 힘들어진다.
통풍은 신장 기능 약화도 초래한다. 통풍으로 쌓인 요산이 신장을 통해 배출되면서 신장에는 계속 상처가 생기기 때문이다. 통풍이 악화될수록 신장을 비롯한 신체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고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등 전신성 대사 질환이 동반된다.
식습관 개선과 운동 필요
30~40대 남성에게 주로 나타나던 통풍은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잦은 폭식과 과음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통풍은 충분히 예방과 증상 완화가 가능한 질환이다.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먼저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해야 하며, 수분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통풍 환자라면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 섭취를 제한하고 통풍 환자에게 맞는 식습관으로 바꿔야 한다.
통풍 환자가 먹어도 좋은 음식으로는 두부, 달걀, 저지방 유제품, 우유, 채소 등을 꼽을 수 있다. 육류와 생선(등푸른 생선 제외), 시금치, 버섯, 콩 등은 통풍이 회복된 후에 섭취 가능하다. 반면에 건강식으로 알려진 고등어, 멸치, 잡곡밥 등을 비롯해 청어, 오징어젓갈, 소고기 무국 등은 퓨린 함량이 높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어류, 육류 등은 조리할 때 데치거나 삶으면 퓨린을 제거할 수 있다. 또한 국이나 탕의 국물을 다 먹지 않고 건더기만 먹는 것도 퓨린 섭취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바로병원 이철우 원장은 "통풍을 예방하거나 증상 완화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운동과 체중 조절도 필요하다"며 "통풍과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평소 폭식과 과음을 줄여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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