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운용은 일종의 카드놀이다.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골고루 다른 패가 있어야 수월하다. 그런 면에서 KIA 선동열 감독은 고충이 하나 있다. 왼손 투수 카드 부족이다. 12명의 투수진 중 좌완은 두명 뿐. 불펜의 박경태, 양현종이다. 고민은 두 투수 모두 아직 정상 페이스가 아니라는 점. 불펜 필승조에 왼손 카드는 필수다. 상대 좌타라인을 흐트려 자연스럽게 셋업맨-마무리로 이어주는 윤활유같은 존재.
우완 일색인 KIA에는 효과적 좌완 불펜이 더욱 필요하다. 5선발 모두 오른손 정통파. 셋업맨 박지훈, 마무리 최향남까지 모두 오른손 정통파다. 경기 중간 상대 좌타라인을 흔들 카드가 없다. 선발과 마무리 쪽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 투수 운용에 있어 효율성이 뚝 떨어지는 셈이다.
선동열 감독은 "현재 우리팀에는 사실상 왼손 불펜진이 없는 셈"이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안타까운 사실은 양현종 박경태 두 투수 모두 최고의 구위로 최고 좌완 불펜이 될 가능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 양현종은 아직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다. 기가 막힌 공을 던지지만 1경기 내에서의 일관성이 부족하다. 선 감독은 "2군에서 공을 더 많이 던지게 해야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박경태는 경기별 기복이 문제다. 추격조로 나서면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지만 필승조로 나서면 다른 투수가 된다. 제구가 흔들린다.
고민은 대체 카드가 없다는 점. 양현종 박경태가 살아나는 방법 뿐이다. 심동섭은 수술을 받고 이미 내년을 기약했다. 올릴 수 있는 투수는 2군에 내려간 진해수 정도다. 씩씩하지만 경험은 다소 부족하다. 좌완 불펜 과제. 치열한 4강 경쟁 과정에 있어 찜찜한 요소 중 하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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