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홈런왕이 되면 잘못 된 것이다. 제가 되면 후배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
한-일 개인 통산 500홈런을 친 삼성 이승엽(36)은 애써 기쁨을 억누르는 것 같았다. 일단 한국야구위원회 공식 기록이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를 했다. 또 개인적인 기록 달성 때문에 모든 관심이 자신에게 쏠리는 걸 원치 않았다. 그런 게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2003년 삼성에서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를 칠 때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당시 잠자리채가 야구장에 등장했었다.
이승엽은 29일 목동 넥센전 4회 상대 선발 밴헤켄의 직구를 쳐 솔로 홈런으로 500호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삼진 안 당하려고 가볍게 갖다댔는데 홈런이 됐다. 역시 배팅은 가볍게 해야 한다는 걸 다시 알았다"고 했다.
지금까지 친 홈런 500개(정규시즌 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으로 지난 2003년 기록한 56호 홈런(10월 2일 대구 롯데전, 상대 투수 이정민)을 꼽았다.
이승엽은 이번 시즌 17호 홈런으로 홈런 부문 선두 넥센 강정호(19개)에 2개차로 근접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승엽의 홈런왕 등극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나는 힘들다. 홈런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우리 팀의 박석민이 한 번 했으면 한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했다. 박석민은 이번 시즌 18홈런을 기록 중이다.
이날 목동구장에는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이승엽의 홈런 소식을 듣고 잠깐 들렀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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