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야구에서 유격수에게 바라는 타율은 2할5푼이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공격보다는 수비에 대한 비중이 큰 포지션이 바로 유격수다. 따라서 프로야구 감독들은 대개 공격보다는 수비 능력을 중심으로 팀 내 주전 유격수를 선택한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롯데의 주전 유격수는 문규현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수비로 지난해부터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 했다. "수비 범위는 좁지만 자신에게 오는 타구는 절대 놓치지 않는 강점이 있다"는게 문규현에 대한 양승호 감독의 평가다.
몰룬 아무리 유격수라도 타격까지 잘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문규현은 올시즌을 앞두고 많은 기대를 받았다. 지난 시즌 타율이 2할4푼2리에 그쳤지만 7월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문대호'라는 별명을 얻었기 때문이다. 본인도 "올시즌은 타율을 2할8푼까지 끌어올리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었다. 하지만 문규현의 올시즌 타율은 2할1리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문규현의 가치는 수비에서 확실히 빛난다. 특히 두산과의 주말 잠실 3연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드러냈다. 평범한 타구 처리는 기본. 27일 경기 6회말 2사 2루 위기서 양의지가 친 투수 옆을 스쳐 지나가는 타구를 다이빙 하며 잡아냈고 바로 1루에 공을 뿌려 이닝을 마무리 했다. 누가 봐도 빠진다고 생각한 타구를 잡아내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동점을 허용하지 않는 귀중한 수비였다.
29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회 선취점을 내며 1-0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롯데. 곧바로 4회 추격을 허용했다.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고 후속타자를 병살로 막으며 큰 위기는 넘겼지만 2사 3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3연전 중 1, 2차전을 두산에 모두 내주며 분위기가 좋지 않은 롯데였기에 4회 역전을 허용했다면 경기 흐름을 어렵게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타석에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원석이 있었다. 이원석은 유먼의 공을 잡아당겼고 공은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가르는 듯 했다. 하지만 문규현이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낚아챘다. 하지만 타구가 깊어 내야안타의 가능성이 커보였다. 여기서 문규현의 강한 어깨가 위력을 발휘했다. 문규현이 노스텝으로 던진 공은 일직선으로 빠르게 날아갔고 이원석을 간발의 차로 아웃시켰다. 내야 안타였다면 3루 주자 김현수가 여유있게 홈인할 수 있었다.
물론 문규현 본인은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다. 최근 타격 부진에 대한 스트레스로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묵묵히 훈련에 열중한다. 다가오는 8월 '문대호'의 귀환을 기대해봐도 될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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