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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 지나치면 오히려 선수들에 '독' 된다

by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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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누군가 자신의 가족, 또는 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협박성 메시지를 받는다면 그 기분은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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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의 인기는 연예인 톱스타급이다. 그만큼 많은 팬들의 관심 속에 살아가는 프로선수들이다. 선수들의 향한 팬들의 관심과 응원.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팬심도 지나치면 없는 것보다 못하다.

특히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롯데. 하지만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롯데 외야수 전준우는 올시즌 이어져온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28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특히 27일 두산전에서 수비 도중에 집중하지 못하고 상대 주자의 태그업을 막지 못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 많은 질타를 받았다. 평소 착실한 플레이를 펼치기로 소문난 전준우가 그런 실수를 저지를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 전준우의 표정은 마치 무언가에 씌인 듯한 표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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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프로 선수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경기에 100%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하지만 당일 경기 전 있었던 사건은 전준우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걱정을 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사연은 이렇다. 전준우는 27일 경기를 앞두고 정체 모를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무심코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런데 내용을 차마 두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발신인을 확인할 수 없는 문자 메시지로 내용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전준우에게 자진해서 2군에 내려가라는 것이었다. 이 뿐이었으면 괜찮았다. 메시지 말미에 전준우의 가족을 빌미로 협박을 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냥 단순한 장난으로 넘기기에는 심각한 내용이었다. 전준우가 경기를 치른 곳은 홈인 부산이 아닌 서울. 부산에 있을 가족이 걱정되지 않았다면 그게 이상할 상황이었다.

어떤 선수도 일부러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잘 하려고 하지만 잘 안되는게 야구다. 이어지는 부진으로 속상해할 선수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기는 커녕, 위와 같이 범죄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것은 팬심이라는 단어로 포장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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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들은 최근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다. 사생활이 거의 없을 정도다. 양승호 감독이 지난 시즌 초반 부진할 때 휴대폰 번호가 팬들에게 퍼져나가 셀 수 없는 비난의 메시지를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결국 양 감독은 휴대폰 번호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도 경기를 마친 후나 휴일에는 지인들과 식사를 하는 등 외출을 하기 마련이다. 식사 자리에서 지인들은 술을 마시지만 선수들은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몇시간 후 인터넷 공간에는 이 선수가 음주를 하고 있다며 비난 여론이 봇물친다.

물론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행동을 명백히 했다면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단순히 팬들이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는 이유로 협박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또 사생활도 마찬가지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선수이기 이전에 우리와 똑같이 사회생활을 하는 한 사람일 뿐이다. 일을 마치면 똑같이 지인들을 만나고, 쇼핑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도 한잔 할 수 있다. 따라서 너무 극단적인 잣대로 그들을 감시할 필요는 없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오히려 선수들은 팬들에게 다가가려는 마음의 문을 더욱 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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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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