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도 폭염 경보가 내려질 만큼 올 여름 더위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촬영해야 하는 배우나 스태프들은 날씨가 덥다고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때문에 저마다의 더위 탈출법으로 촬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선풍기에 쿨시트까지 총동원
MBC 주말극 '닥터진'에 출연중인 김재중은 자신만의 더위 탈출 비법이 있다. 바로 얼음 주머니와 쿨시트 등이다.
지난 달 31일 김재중은 경기도 용인의 드라마 세트장에서 36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 전투신을 촬영했다. 게다가 종사관 김경탁 역을 맡은 김재중은 솜 처리가 된 전투 의상과 부상을 염려한 팔과 무릎 아대까지 입고 촬영에 임했다. 김재중의 소속사 관계자는 "김재중은 연일 더위와 싸우고 있다. 때문에 차량에 아이스박스를 싣고 얼음 찜질 주머니와 부채, 미니 선풍기 등을 늘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우산형 미니 천막에 기능형 민소매를 2겹 입고 청량감을 주는 쿨 시트를 부착하기도 한다.
오는 13일 첫 방송 예정인 SBS 새 월화극 '신의'도 더위에 맞서 촬영이 한창이다. 최근 '신의'의 트위터에는 두 주인공 이민호와 김희선이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피하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이민호는 극중 호위부대장 최영 역을 맡고 있기 때문에 늘 갑옷을 입고 있어야 한다. 덕분에 3일간 5kg이나 빠지는 경험을 했다. 때문에 휴대용 선풍기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돼 버렸다. 김희선 역시 고려시대로 넘어간 의사 유은수 역을 맡고 있기 때문에 사극 복장에 더위 식히기에 여념이 없다.
이열치열, 더위엔 답이 없네
하지만 뛰어야 하는 촬영까지 겹치면 대책이 없다. 지난 달 30일 KBS2 수목극 '각시탈' 배우와 스태프들은 경남 합천 오픈세트장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전국 최고인 37도의 폭염 속에서 체감 온도는 40도까지 오르는 상황. 게다가 담사리(전노민) 공개 처형신 촬영이었다. 방문객들도 "이렇게 힘든 작업인 줄 몰랐다"며 고개를 저을 정도.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뚝뚝 흘러내리는 살인적인 더위 속 다이너마이트 폭탄이 터진 뒤 시체 연기를 해야하는 연기자들은 살이 데일 것 같은 아스팔트 위에 누웠고, 경성역 광장 곳곳에 폭탄으로 인한 잔불을 지핀 채 각시탈(주원)과 ??지(박기웅) 일행은 온몸으로 액션연기를 펼쳐야 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 촬영에 탈진해 병원에서 링거까지 맞고온 주원과 박기웅도 더위 속 작업에 대해 입을 열었다. 주원은 "유난히 덥다는 합천에 촬영 오기 전부터 (더위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는데도 덥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MBC 새 수목극 '아랑사또전'의 신민아도 무더위 속에서도 액션 연기를 펼치고 있다. 극중 아랑(신민아)은 씩씩하고 당찬 귀신 캐릭터다. 몸싸움에 가까운 액션도 자주 등장한다. 찌는듯한 무더위에 거듭되는 재촬영에도 신민아는 대역 없이 열심히 뛰었다는 후문이다.
이럴 때는 팬들의 사랑이 청량제가 된다. 최근 SBS 주말극 '맛있는 인생'의 윤정희 팬클럽 쩡메이트는 촬영장 근처의 삼계탕 전문점을 통째로 예약해 스태프들을 대접했다. tvN 수목극 '로맨스가 필요해 2012'의 김지석 팬클럽 역시 삼계탕 밥차를 준비해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선물했다. 함께 출연하는 이진욱의 팬클럽이 고기 파티를 시켜준 뒤였다.
스타가 직접 나서기도 한다. '각시탈'의 한채아는 직접 동료와 스태프들에게 삼계탕을 선물했다. 지난 달 18일 초복을 맞아 그는 150그릇의 삼계탕을 준비해 스태프들을 감동시켰다. 하지만 역시 제일 좋은 더위 극복법은 높은 시청률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정말 요즘 같은 더위라면 촬영장으로 가는 길이 무서울 정도다 하지만 반응이 좋으면 아무리 더워도 모두 힘을 내서 촬영을 하고 분위기도 좋다"고 귀띔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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