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동열 감독이 침체된 팀 타격의 활로를 뚫기 위해 파격적인 타순 조정안을 내놨다. 조영훈의 2번 기용과 김상현의 클린업 복귀가 주제다.
5일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원정경기를 앞둔 선 감독은 고심끝에 이날 선발 출전자 명단을 작성했다. 잠시 후 공개된 선발 명단은 전날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는데, 두 가지 다른 점이 보였다. 하나는 2번 타순에 김선빈이 아닌 조영훈이 들어간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최근 계속 하위타순으로 나왔던 거포 김상현이 3번타자로 오랜만에 클린업트리오로 복귀한 점이다.
조영훈이 2번 타자로 나선 것은 지난 6월말 KIA로 이적해 온 이후 처음이다. 또 김상현이 다시 클린업트리오에 포함된 것은 7월 31일 부산 롯데전 이후 5일 만이다. 이날 이후 김상현은 9번까지 타순이 내려갔었다. 특히 김상현이 3번 타자로 나서는 것은 올 시즌 처음이자 2010년 6월 13일 광주 LG전 이후 2년여 만에 있는 일이다.
이렇게 독특한 타순을 구성한 것은 역시 팀 공격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선 감독의 노림수였다. 선발진은 최근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타선이 침묵하는 바람에 이기지 못하는 경기가 많았다는 판단을 내린 선 감독은 타순 조정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주려고 한 것이다.
특히 조영훈의 2번 기용이 눈에 띈다. 선 감독은 "그간 김선빈이 2번에서 잘해줬는데, 최근 타격감이 부쩍 떨어진 것 같아서 하위타순으로 내리고, 대신 조영훈을 2번에 넣어봤다"고 설명했다. 2번 타자는 선 감독이 올해 초 "팀에서 가장 중요한 타순"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2번 타자가 보다 공격적이어야 팀의 득점력이 좋아진다는 뜻이었다.
지금까지는 김선빈이 이런 선 감독의 기대에 잘 부흥해왔다. 김선빈은 4일까지 타율 2할8푼1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팀내 타자 중 세 번째로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1주일간은 타율이 1할4푼3리로 뚝 떨어져버렸다. 체력소모가 많은 유격수로 계속되는 무더위 속에서 주전으로 늘 나서다보니 기운이 떨어진 것이다. 결국 이런 이유로 선 감독은 장타력과 주력, 그리고 작전수행 능력을 겸비한 조영훈을 임시 2번으로 기용하게 됐다.
김상현의 클린업트리오 역시 중심타선의 파괴력 강화를 위한 선 감독의 조치였다. 최근 KIA 클린업트리오의 무게는 상당히 가벼워졌다. 이범호가 재활군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다 최희섭도 체력 저하에 따른 배트스피드 감소로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출전명단에서 빠졌다. 여기에 김상현마저 하위타순에 나오며 나지완과 안치홍, 김원섭 등이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상현이 다시 중심타선으로 돌아오면서 타선에 한층 무게감이 더해지게 됐다. 또한 상대 투수들도 한방이 있는 김상현을 쉽게 상대할 수 없다. 일단 긴장을 하게된다는 뜻이다. 선 감독의 의중은 바로 여기에 있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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