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는 '핫코너'라 불릴 만한 이유가 있다?
한화 오선진은 올시즌 한화의 붙박이 3루수로 자리잡았다. 고교 시절까지 오선진의 주포지션은 유격수. 하지만 프로에 온 뒤론 다른 자리만 돌았다. 2루수를 주로 보다 최근엔 낯선 3루에 자리를 잡았다. 오선진은 인터뷰 때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젠 적응이 돼 괜찮다"고 말한다.
'핫코너'라 불리는 3루 수비. 낯설다고 표현될 만큼, 다른 포지션과는 차이가 있다. 다른 내야수들과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을까.
3루수, 유격수나 2루수와는 전혀 다른 포지션이다
흔히 내야에서 유격수와 2루수는 '비슷한 족보'로 취급한다. 1루를 향해 공을 던질 때 유격수는 정면, 2루수는 다소 몸을 틀어 송구해야 하지만, 타자가 위치한 홈 플레이트를 바라보는 각도는 비슷하다는 것. 거리 감각 역시 유격수와 2루수는 비슷하다.
유격수와 2루수를 겸직하는 선수가 많은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내야의 멀티 요원들 역시 두 자리는 쉽게 오간다.
하지만 3루수와 1루수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격수 레전드의 계보에 올라있는 LG 유지현 코치는 이에 대해 "일단 포수까지의 거리 감각이 달라진다. 수비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지도 처음엔 가늠하기 어렵다. 또한 기존과 다른 각도로 포수를 보고 있어야 하는데 타자들의 배트 나오는 각도나 타구의 각이 낯설 수 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3루수와 1루수는 유격수, 2루수에 비해 보다 앞에 선다. 또한 유격수와 2루수는 수비 시 2루 베이스 커버에 열을 올려야 하지만, 3루와 1루는 또 다르다. 1루수는 타구가 다른 방향으로 가면 언제든 1루에 가서 포구할 준비를 해야 하고, 3루는 외야로 타구가 나갔을 때 중계플레이나 백업플레이 등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3루 수비, 가장 어려운 점은?
후반기 들어 오선진을 붙박이 1번타자 겸 3루수로 키우고 있는 한대화 감독이 보는 시선은 어떨까. 현역 시절 '해결사'로 불리던 한 감독은 3루수 출신이다. 그는 오선진의 3루 수비에 대해 묻자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웃었다.
오선진 본인은 어떨까. 그에게 3루 수비에 대한 어려움을 묻자 "빗맞은 타구도 많고, 처음엔 타구에 따라 앞뒤 어떤 스텝을 밟아야 될지 고민되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한 감독의 관점은 보다 구체적이었다. 그는 3루 수비의 어려운 점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바로 선상으로 빠지는 타구, 그리고 3루수와 유격수 사이에서 높게 튀는 타구의 수비다.
빗맞은 타구의 경우는 3루수나 1루수의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파울라인에 가까이 있고,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바운드돼 튀어오는 공을 가장 먼저 낚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앞으로 쇄도해 맨손 캐치나 러닝 스로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좌타자가 많아지면서 1루 쪽도 선상으로 빠지는 타구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선상으로 빠지는 타구는 3루에 특화된 수비였다. 우타자가 힘껏 잡아당겨 파울라인과 3루수 사이로 빠질 경우 타구는 좌익수에서 먼 곳으로, 깊숙한 곳으로 굴러갈 수 밖에 없다. 타구는 담장까지 가서야 좌익수에게 잡힌다. 이런 안타라면 발이 느린 타자라도 웬만하면 2루까지는 향할 수 있다.
3루수는 이런 타구를 주의해야 한다. 베이스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가도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타구를 낚아내는 것, 3루수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흔한 명장면일 것이다.
또 하나, 3루수와 유격수 사이에서 높게 튀는 타구의 경우 오선진이 말한 케이스와 비슷하다. 타구에 따라 이걸 유격수에 앞서 전진해서 낚아야 하는지, 아니면 조금 뒤로 물러나면서 내려오는 공을 잡을 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앞뒤 스텝에 대한 고민이 큰 타구이며, 바운드의 변수도 높다.
한 감독은 결국 선상으로 빠지는 타구를 잡아낼 줄 알아야 3루수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SK 최 정이 3루 수비에 있어서는 최고라고 했다. 선상으로 빠지는 타구는 LG 정성훈과 삼성 박석민도 잘 낚아낸다고 평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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