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동현의 오른팔에는 수술 자국이 가득하다. 한 번도 어렵다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무려 세 번이나 받았다. 2004년과 2005년, 2007년. 수술과 재활로 보낸 시간만 5년 가까이 된다.
LG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2002년 준우승 당시 이동현은 불펜의 에이스였다. 중간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나와 150㎞에 이르는 강속구를 손쉽게 뿌려댔다. 포스트시즌에서 10경기나 등판해 3승을 올리기도 했다. LG의 마지막 가을잔치의 주역이었다.
본격적으로 팀의 마무리투수로 나섰던 2004년, 이동현은 시즌 막판 처음으로 수술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병역의무를 마친 뒤 복귀를 준비하다 또다시 통증이 도졌다. 재활로 이겨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결국 2007년 마지막 수술 때는 LA 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한 부위만 세 번이나 수술하는 건 전 세계에서 당신이 처음"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5년 만에 돌아온 잠실구장. 이동현은 한 경기 한 경기에 감사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처음 복귀한 2009년에는 패전처리였지만, 이마저도 행복했다. 구속이 예전같지 않아도 마운드에 선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2010시즌, 이동현은 140㎞대 중반까지 구속을 회복했다. 세 차례의 수술로 제대로 공을 던질 수나 있을지 걱정됐던, 한 투수의 성공적 재기였다. 7승3패 4세이브 15홀드를 기록하며 다시 전천후 불펜요원의 명성을 회복했다.
하지만 기복을 보였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시즌 초반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배 유원상이 혜성처럼 떠오르는 동안, 이동현은 고개를 숙인 채 불펜을 지켰다.
아이러니하게도 팀 성적이 추락한 뒤 이동현이 살아났다. 시즌 초반 고생한 유원상이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가자 봉중근에 앞서 나오는 유일한 '믿을맨'이 됐다. 이동현은 "초반엔 내가 좋지 못해 원상이를 도와주지 못했다. 그동안 미안했던 만큼, 내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말한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멋모르고 강속구를 뿌려대던 이동현은 어느새 서른이 됐다. 프로 12년차다. 그래도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직구 최고구속은 어느새 140㎞대 후반까지 회복됐다. 오히려 누구든 힘으로 이기려 했던 과거에 비해 노련미가 생겼다. 관록이 생겼다고 도망가는 법은 없다. 정면 승부, 파워피처인 이동현 만의 매력이다.
이동현은 지난 16일 잠실 KIA전에서 4-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5회 2사 1,3루 위기에 등판해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게다가 단 한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은 퍼펙트한 피칭이었다. 지난 6월2일 잠실 한화전 이후 모처럼 구원승도 거둘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한층 성숙한 이동현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난 등판할 때마다 내 뒤에 있는 야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 오늘 조금 믿음을 준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진 그의 말에 지난 10년을 회상하게 됐다. 팀의 준우승을 이끈 2002년부터 지금까지 그가 보낸 파란만장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전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할 뿐이에요. 세 번이나 수술을 하고도 LG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12년간 LG에서만 뛰었어요. 다시 포스트시즌에만 나갈 수 있다면, 팔꿈치가 끊어지더라도 마운드에 오를 겁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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