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을 뚫고 갑작스레 물폭탄을 던진 게릴라성 집중호우. 명암이 엇갈렸다.
강력한 선발 야구로 상위권 지각변동을 예고했던 두산과 KIA에게는 결과적으로 물폭탄이 됐다. 하지만 선발이 고르지 못한 팀들에게는 비로 인한 띄엄띄엄 일정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상승세 두산, KIA가 주춤하면서 1~6위 순위 싸움이 다시 한번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
두산과 KIA는 막강 선발진을 가동해 지난 주중(7~9일) 3연전을 싹쓸이했다. 두산은 한화를, KIA는 넥센을 제물로 삼았다. 파죽지세를 이어갈듯 했지만 오락가락 빗줄기가 상승 열기를 차갑게 식혔다. 찜찜한 기분 속에 주말에 골치 아픈 상대를 만난다. 두산은 1위 삼성과 선두 싸움, KIA는 4위 SK와 4강 싸움을 벌여야 한다. '거침 없는 상승세의 원동력이었던 선발 야구→비로 인해 뒤죽박죽되는 과정→순위 라이벌과 양보할 수 없는 주말 3연전'까지 두 팀의 업&다운 과정이 묘하게 닮았다.
니퍼트, 써보지도 못하고…
두산은 주말 SK와 1승1패를 한 뒤 에이스 니퍼트를 일요일인 12일 선발 예고하며 연속 위닝시리즈를 노렸지만 우천 취소. 화요일인 14일 넥센전에 이용찬을 앞세워 3-0 리드를 잡았으나 4회 우천으로 노게임 선언. 15일 중부지방 폭우로 우천 취소 후 재개된 16일 넥센전. 4일간의 휴식이 독이 됐다. 뚝 떨어진 타격 감각으로는 부상에서 복귀한 상대 투수 밴 헤켄의 완급조절에 타이밍을 맞출 수 없었다. 수비 집중력도 떨어뜨렸다. 평소 보기 힘들었던 결정적인 실책이 2개나 나왔다. 7회 김현수가 넥센 박병호의 좌중간 안타를 잡았다 떨어뜨리며 추가 2실점. 8회에는 서건창의 3루타를 중계하는 과정에서 1루수 오재원이 3루로 악송구해 1점을 헌납했다. 김진욱 감독은 경기후 "그동안 안 나왔던 수비 집중력 저하가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1대7 완패. 17일 부터 1위 삼성과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양보할 수 없는 선두 쟁탈전이다.
윤석민, 써보지도 못하고…
KIA는 내심 지난 주말 광주 롯데전 위닝 시리즈를 노렸다. 넥센전 스윕으로 상승세였던데다 롯데는 유먼 없이 선발 로테이션 중 1명이 펑크난 상황. 하지만 첫 경기였던 금요일(10일)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롯데로선 임시 선발 고민을 단숨에 해결해준 단비였다. 이날 서재응을 예고했던 KIA는 토,일(11,12일) 경기에는 로테이션 기간에 상대적으로 예민한 외국인 투수 2명을 예고했다. 최소 1승1패를 노렸으나 결과는 2전 전패. 하루 쉬고 나선 타선은 2경기에서 단 3득점을 지원하는데 그쳤다. KIA는 하루 쉬고 나서 치르는 화요일 승률(4-11. 0.267)이 최악이다. 금요일 하루를 쉬고 치른 주말 2연전은 마치 화요일 경기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선동열 감독으로선 두고두고 아쉬웠던 결과.
설상가상으로 화요일인 14일 잠실 LG전은 5-2로 앞서던 4회 폭우로 노게임 선언됐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진우 선발 경기여서 아쉬움이 두배. 그 사이 최향남의 복통으로 에이스 윤석민이 부랴부랴 불펜으로 배치됐다. 16일 LG전. 오락가락 일정 속에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지난 4일 두산전 이후 12일만에 선발등판한 서재응은 8안타 4실점 후 단 3이닝만에 강판됐다. 야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져 보였다. 실책이 2개 나왔고, 백업 플레이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3대10 대패. 윤석민은 등판 기회도 없었다. 어쩌다보니 띄엄띄엄 3연패를 안게된 KIA. 17일부터 4위 SK와 부담스러운 인천 3연전을 치른다. 양보할 수 없는 4강 길목의 외나무 대결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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