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다 식상하다' 하면서도 궁금해서 보게 되는 것, 바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생존과 탈락이 엇갈리는 순간을 숨죽여 지켜보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다리는 설렘은 리얼버라이어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만의 미덕이다. 한동안 안방을 비웠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재정비를 끝내고 속속 돌아오고 있다. 시즌을 거듭하며 차별성과 경쟁력도 한층 강화됐다.
지난 17일 Mnet '슈퍼스타K 4'가 출항했다. 서인국, 허각, 존박, 장재인,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 등을 탄생시킨 오디션 프로그램의 절대강자다. 지원자 수만 208만3447명. 스케일부터 압도적이다. 첫 방송에서부터 화제의 출연자들이 등장했다. 아픈 아들을 생각하며 오디션에 지원한 울보 파이터 육진수, 이승철이 점찍은 천재보컬 유승우군, 역대 최강 엄친아 로이킴 등은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를 도배했으며, 이들의 공연 동영상도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MBC '위대한 탄생'도 세번째 시즌을 착착 준비하고 있다. '슈퍼스타K'의 성공에 고무돼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는 눈초리도 받았지만, 여타 프로그램에는 없는 멘토제를 통해 멘토와 멘티간의 정서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올해 초 종영한 시즌2는 방송사 파업 등이 겹쳐 별다른 화제를 모으지 못했지만, 시즌3에서는 시즌1 인기의 주역 김태원을 다시 멘토로 섭외하는 등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예선을 시작한 데 이어, 미국 LA와 뉴욕, 캐나다, 호주에서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했다. 특히 호주 오디션에서는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와 함께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 출연한 홍콩 영화배우, 아역 CF스타 출신, 시드니 최고의 예술대학에 재학 중인 미모의 음대생 등 갖가지 사연의 지원자가 몰렸다. 25일과 26일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마지막 국내 예선을 갖는다.
현재 SBS 'K팝스타2'도 2차 예선을 진행 중이다. 본선에선 YG 양현석, JYP 박진영, SM 보아가 시즌1에 이어 또 한번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3대 기획사에 발탁될 수 있다는 것은 억대 상금과도 바꿀 수 없는 이 프로그램만의 강점이다. 시즌1에서도 이하이, 박지민, 수펄스 같은 인재들이 우수수 쏟아졌는데, "올해 참가자들은 더 강력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자신감 넘치는 설명이다. 첫 방송되는 12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도,예선 소식 하나하나가 화제가 될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 최초 밴드 서바이벌 '톱밴드'을 시즌2까지 정착시킨 KBS도 뒤늦게 오디션 경쟁에 뛰어든다. 프로그램 이름은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아마추어나 재야에 숨어 있던 고수를 뽑는 다른 오디션과는 달리,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아이돌 가수들을 대상으로 한 '재기 오디션'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팀을 꾸려 우승자를 가리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가요계 프로듀서 3명과 가수 4명으로 심사위원단을 꾸렸다. 참가자들의 사연과 재기의 과정이 매끄럽게 버무려진다면 여타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진한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월 말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도 MBC뮤직 채널에서는 글로벌 스타를 배출하기 위한 대규모 오디션을 계획 중이다. 배용준, 김수현, 김현중이 소속된 키이스트와 일본의 연예기획사 DA, 그리고 MBC뮤직이 손을 잡았다. 이 오디션은 '셔플 오디션 IDOL MADE(아이돌 메이드)'라는 프로그램으로 제작돼 10월에 방영될 예정이다. 본선의 경우 남녀 각 1명씩이 팀을 이루어 오디션에 참여하게 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한 팀으로 묶인 두 명의 남녀 참가자는 여러 단계의 솔로 및 팀 미션 과정을 통해 개개인의 끼와 실력은 물론 그룹 활동에 필요한 팀워크 등을 평가받게 된다. 여기서 발탁된 아이돌은 한일 양국을 오가며 활동하게 된다.
우후죽순 쏟아진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들도 나날이 진화하며 예능의 한 장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몰린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맞대결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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