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성적으로 말하고 성적이 나쁜 책임은 감독에게 돌아온다.
4강에 오르지 못하면 실패한 시즌이 되는 한국프로야구에서 꼴찌에겐 언제나 가혹한 문책이 따른다. 8위팀은 언제나 야구팬들의 관심을 받는다. 감독의 임기는 물론 시즌도 보장받지 못하는 순위이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11시즌 동안 8위팀 감독이 다음해에도 지휘봉을 잡은 경우는 네번 뿐이었다. 두번은 계약 첫해(2004년 롯데 양상문, 2010년 한화 한대화)였고, 나머지 한번은 계약 2년째(2008년 LG 김재박)로 계약기간이 1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는 기회를 한번 더 줬다. 전력이 떨어지는 팀을 맡았으니 리빌딩의 과정으로 본 것. 지난해엔 넥센이 꼴찌를 했으나 구단은 이미 시즌 중 김시진 감독과 재계약을 했다. 구단 사정상 감독에게 성적을 요구할 수 없었고, 좋은 선수를 꾸준히 발굴해 낸 김 감독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계약 마지막해에 꼴찌를 하는 것은 감독에겐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2006년 LG 이순철 감독은 3년째 팀을 맡았지만 초반부터 꼴찌로 떨어지자 시즌 중 사퇴를 했고, 2009년 WBC 감독으로 준우승의 신화를 이룩했던 한화 김인식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소속선수들을 돌보지 못했던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하고 꼴찌로 떨어졌고, 감독직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계약 첫해라고 해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2001년부터 7년간 '8888577'로 하위권이었던 롯데가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2001년 시즌 중 작고한 김명성 감독의 후임으로 우용득 감독이 2002년부터 지휘봉을 잡았지만 60경기만에 경질됐고, 그 후임으로 앉은 백인천 감독도 이듬해인 2003년 시즌 중반에 물러났다. KIA 유남호 감독도 그랬다. 김성한 감독 후임으로 2004년 감독대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던 유 감독은 2005년 2년 계약으로 KIA의 정식 감독이 됐지만 시즌 초반부터 팀이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00년대 초반엔 성적에 대해 가차없이 칼을 댔지만 최근엔 계약기간, 또는 시즌을 보장해주는 분위기였다. 2006년 이순철 감독을 마지막으로 이후엔 꼴찌팀 감독이 시즌 중도에 경질되지 않았다. 2007년 KIA 서정환 감독이 시즌 후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경질됐고, 2008년 LG는 김재박 감독이 비록 8위에 머물렀지만 1년 더 기회를 줬다. 2009년 한화 김인식 감독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큰 절을 받으며 퇴장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10년 꼴찌를 했으나 지난해 '야왕'이란 닉네임을 팬들로부터 선물받으며 공동 6위에 올라 희망을 보여줬다. 그러나 계약 마지막해인 올시즌 초반부터 꼴찌로 떨어졌고, 결국 시즌 마감을 한달 앞두고 사령탑에서 물러나며 8위팀 감독의 운명을 거스르지 못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00년대 8위팀 감독
2001년 롯데 - 김명성 감독 시즌 중 작고
2002년 롯데 - 우용득 감독 계약 첫해 시즌 중 경질(60경기)
2003년 롯데 - 백인천 감독 시즌 중 경질(92경기)
2004년 롯데 - 양상문 감독 계약 첫해
2005년 KIA - 유남호 감독 계약 첫해 시즌 중 경질(84경기)
2006년 LG- 이순철 감독 계약 마지막해 시즌 중 경질(46경기)
2007년 KIA - 서정환 감독 계약 2년째 시즌 후 경질
2008년 LG - 김재박 감독 2년째.
2009년 한화 - 김인식 감독 계약 마지막해 시즌 후 경질
2010년 한화 - 한대화 감독 계약 첫해
2011년 넥센 - 김시진 감독 계약 마지막해(시즌 중 재계약)
2012년 한화 - 한대화 감독 계약 마지막해 시즌 중 경질(105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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