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이 베팅으로 성립될 수 있는 조건중 하나는 기록이 좋은 선수가 늘 우승을 차지하는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작전의 비중이 얼마만큼 큰 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경기전 선수들은 나보다 더 센 상대를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하는 작전 구상에 골몰하고 팬들은 이런 각 선수들의 예상 작전을 상정하며 전개를 추리, 적중률을 높이려 한다.
내년이면 20년을 맞는 경륜에도 그동안 많은 기술과 작전이 쏟아져 나왔고 유행처럼 확산되기도 했다.
기습선행 이순우
실질적인 경륜 원년이라 볼 수 있는 95년은 추입 승부가 대세였다. 선행을 나서면 불리하다는 것이 뿌리깊게 박혀있었다. 이중 이순우는 데뷔초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남들이 꺼려하는 선행을 적절한 타이밍에 기습으로 가져가 개장초부터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게다가 이 작전 하나로 상금왕까지 거머쥐었다.
빼고 받기-조덕행
기습이 노출되고 95년 김보현 원창용 정성기란 슈퍼신인들이 출현하면서 기존 1기 선수들이 크게 고전했다. 그러나 이순우는 선행하듯 끌어낸후 내선에서 받아가는 마크작전을 응용, 톡톡히 재미를 봤다. 당시만 해도 마크는 무조건 뒤로 붙는 것으로 인식된 시기. 여기에 조덕행은 이렇게 빼고 받는데다 추입까지 가미하는 여러 전술을 연결시켜 95년 사상 첫 대상경주(제1회 스포츠조선배)에서 우승, 쌍승 779배의 잭팟을 터트렸다.
차간두기 김민철
황제 조호성은 그야말로 난공불락. 도저히 힘을 바탕으로한 정면 승부론 당해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조호성의 기록적인 연승(47연승) 저지는 김민철의 기막힌 작전에서 비롯됐다. 김민철은 선행하는 앞 선수와의 차간격을 약 2~3m까지 벌리며 조호성을 끝까지 견제, 정작 본인은 숨을 고르다 막판 늦추입하는 작전으로 2007년 스포츠조선배와 네티즌배를 연속 접수. '황제 킬러'란 닉네임과 함께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요즘 대세! 라인파괴 정점식, 전영규
요즘 가장 눈에 띄게 유행하는 작전은 '라인파괴'라는 변칙작전이다.
'라인파괴'는 주로 몸싸움에 능한 마크 추입형 선수들이 주로 구사한다. 약 2~3명이 상대 라인상의 선행 즉 '주력'의 뒤를 뺏으며 방심하고 있는 축을 직접 몰아붙이는 것. 테크니션 박일호나 노장 정점식이 가끔 시도하는 주특기다. 이중 정점식은 지난 31회차(8월 12일) 일요 경주에서 정진욱-홍현기를 이 방법으로 저지,쌍승 290배의 초대박을 터트렸다.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실제 대다수의 팬들이 아직 고정화된 사고로 접근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특히 선수들의 이런 작전은 바로 대박과 직결되는만큼 좀더 다양한 관점에서 지켜보고 베팅에 용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경륜에서 선수들의 다양한 작전은 승부와 직결되기에 신중하게 응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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