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 김연경(24)이 무릎 수술을 연기했다.
김연경은 최근 무릎수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임승철 교수(고대 구로병원)에게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무릎 반월상 연골판 내측 파열 판정을 받았다. 수술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터키 페네르바체의 만류가 있었다. 수술 대신 근육 강화 운동으로 무릎 상태를 호전시키길 요청했다. 10월 카타르에서 열릴 중요한 국제대회에서 김연경이 뛰어주길 바랐다. 수술을 할 경우 최소 8주간의 재활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페네르바체는 국제대회는 물론 시즌 초반 김연경 효과를 전혀 볼 수 없다. 고심 끝에 김연경은 무릎 수술 시기를 잠시 늦추기로 했다.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이 대한배구협회의 이적동의서 발급이다. 협회는 이번주 안에 김연경의 페네르바체행 이적동의서 발급 여부를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임태희 대한배구협회장은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양측 주장을 재검토한 박성민 부회장(늘푸른의료재단 이사장)을 통해 다시 보고를 받았다. 이와 함께 국제배구연맹(FIVB)의 유권해석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3일 페네르바체 측에서 직접 FIVB에 질의를 해놓은 상태다. 쟁점은 김연경이 그동안 해외에서 임대로 뛴 기간을 인정해줄 것이냐다. 김연경은 2009~2010시즌과 2010~2011시즌 일본 JT마블러스 소속으로 활약했다. 지난시즌에는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임대 생활을 했다. 국내 한국배구연맹 규정상 해외진출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위해선 국내에서 여섯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김연경은 국내에서 네 시즌 밖에 뛰지 않았다. '남은 두 시즌은 해외 생활을 마치고 언제라도 뛰겠다'라는 것이 김연경의 입장이었다. 흥국생명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러나 2012~2013시즌 선수 등록 마감일이던 6월 30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흥국생명과 김연경의 계약은 만료가 됐다. 이후 김연경은 페네르바체와 2년 계약을 맺었다. 연봉 15억원 규모는 터키리그는 물론 세계 최고의 대우다. FIVB에서 해외 임대기간을 소급 적용할 경우 김연경은 FA자격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FIVB의 유권해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런데 흥국생명은 또 다시 임대 계약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있다. 이미 페네르바체와 정식으로 계약한 것을 1+1의 임대 형식으로 바꾸자는 제안이다. 김연경이 더 이상 흥국생명과 마찰을 빚지 않기 위해 수락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임대 계약으로 전환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김연경은 어깨와 무릎이 좋지 않다. 부상이 악화돼 몇 개월을 쉬게 된다면 비싼 급여를 주는 페네르바체에서 문제를 삼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선수가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다. 김연경은 이러한 점을 방지하기 위해 흥국생명에 다른 제안을 했다. 이번 정식 계약은 존중해 준 뒤 임대를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끝까지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 스포츠중재판소(CAS)에서 결론이 나는 방법밖에 없다. 협회는 흥국생명도 웃고, 런던올림픽에서 극찬을 받은 김연경도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지혜를 내놓아야 한다. 임 회장의 확실한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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