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불운이 시작되는가.
두산 김선우가 좀처럼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복귀후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6승을 올리며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쳤던 김선우는 올시즌 승운이 좀처럼 따르지 않고 있다. 2일 인천 SK전에서 김선우는 6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고도 시즌 6승 달성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불펜투수들이 승리를 날려버렸다. 두산은 3-1로 앞선 8회말 수비때 김승회, 이혜천이 동점과 역전을 허용했다. 양의지가 3-4로 뒤진 9회초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려, 결국 연장 12회 끝에 두산과 SK는 4대4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김선우의 아쉬움은 깊을 수 밖에 없었다.
김선우로서는 평균자책점 부문 꼴찌에서 벗어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전날까지 4.76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최하위였던 김선우는 이날 호투를 앞세워 평균자책점을 4.62로 낮추며 규정이닝을 넘긴 23명의 투수 가운데 21위로 뛰어올랐다. 한화 박찬호가 4.65로 22위, 롯데 사도스키가 4.73으로 23위다.
하지만 승리와의 인연은 참으로 멀어 보였다. 지난달 17일 잠실 삼성전서 7이닝 2실점으로 패전을 안았고, 23일 잠실 넥센전서는 8이닝 2실점의 역투를 펼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3경기 연속 에이스급 피칭을 하고도 타선 지원 부족, 불펜 난조 등으로 6승 달성에 실패한 김선우의 올시즌 두 자릿수 승수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김선우는 남은 시즌 최대 5~6경기 정도 선발 등판이 가능한데, 5승을 추가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김선우의 불운은 올시즌 내내 계속되고 있다. 두 달 가까이 무승에 그친 적도 있다. 지난 5월22일 인천 SK전서 시즌 2승을 따낸 뒤 무려 56일 뒤인 7월17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3승을 거뒀다. 그 사이 55일 동안 8경기에 나가 승리없이 5패를 당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선우는 당시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주위의 조언을 구하는 등 부진 탈출을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물론 타선 지원 부족과 불펜진 난조가 당시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김선우는 승리를 날린 후배들을 향해 "나는 상관없다. 그들이 더 힘들 것이다"며 오히려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리더십을 보였다. 이번에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지만 김선우는 여전히 담담함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선발투수가 6이닝 이상 던지면서 1실점 이하로 막았는데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김선우는 이 같은 경우를 올시즌 4번이나 겪었다. 또 11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가운데 승리로 연결된 것은 4번 뿐이었다.
그러나 두산으로서는 후반기 들어 계속되고 있는 김선우의 호투가 반갑다. 남은 시즌 2위 탈환을 목표로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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