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 싸움이 오리무중이다.
삼성 오승환, 롯데 김사율, 두산 프록터 간의 3파전 양상이다. 공교롭게도 팀순위와 맞물려 있어 남은 시즌 이들의 활약에 따라 소속팀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즌 내내 프록터의 독주가 이어졌지만, 8월 이후 두산이 내리막길을 탄 반면 삼성과 롯데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경쟁 양상으로 바뀌었다. 4일 현재 세 선수 모두 30세이브를 기록중이다. 이날 김사율이 부산 KIA전에서 4-2로 앞선 9회초에 등판해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키며 오승환, 프록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승환은 지난 2일 대구 넥센전에서 30세이브 고지에 올라 프록터를 따라 잡았다. 프록터가 30세이브를 올린 것은 지난달 24일 부산 롯데전이다.
프록터는 지난 2일 인천 SK전에서는 4-3으로 앞선 8회말 2사후 등판해 동점을 허용, 브론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프록터가 주춤하는 사이 경쟁자들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롯데가 23게임, 두산이 24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프록터가 경쟁에서 다소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이브 기회를 얼마나 얻고 얼마나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최종 승리자가 결정된다고 봐야 한다.
우선 오승환은 팀전력 자체가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에 김사율이나 프록터에 비해 더 많은 세이브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후반기 성적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7월24일 시작된 후반기에 19승13패를 기록중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전력이 강한 팀에서 세이브왕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오승환이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후반기 들어 오승환은 10세이브를 올렸고, 김사율은 9세이브, 프록터는 8세이브를 각각 추가했다. 오승환이 만일 올시즌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다면 개인통산 5번째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는 셈이다.
기록으로 나타난 구위만 놓고 본다면 프록터가 가장 안정적이다. 비록 지난 2일 SK전에서 제구력 난조로 세이브 기회를 놓쳤지만, 후반기 들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까지 후반기 13경기에서 1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후반기 피안타율을 보더라도 1할3푼2리로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이날 현재 후반기 피안타율은 오승환이 2할5리, 김사율이 2할5푼이다. 특히 올시즌 국내 무대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프록터는 아직까지 단 한 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의 강력한 구위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롯데 투수로는 18년만에 30세이브 고지에 오른 김사율은 셋업맨진이 풍부해졌다는 점이 든든하다. 정대현이 이날 2⅓이닝 무실점으로 역전승의 발판을 놓으면서 김사율에게 세이브 기회가 생겼다. 정대현의 합류로 롯데는 최대성 이명우 김성배 등 다양한 유형의 필승조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김사율로서는 막판 1이닝만 신경쓰면 된다는 이야기다. 또 김사율은 지난 6월14일 부산 두산전에서 1이닝 2안타 2실점으로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한 이후 단 한 번도 세이브 기회를 놓친 적이 없다. 그만큼 시즌을 치를수록 안정감 넘치는 투구를 이어갔다는 의미다. 이날 30세이브 고지에 오른 정대현은 "시즌 끝까지 블론세이브 없이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세 선수의 경쟁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되겠지만, 역대 한 시즌 최다세이브인 47세이브 경신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36~37세이브에서 타이틀 홀더가 경쟁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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