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박찬호)
"네가 팀에 있다는 것만으로 큰 힘이다."(한용덕)
한화 한용덕 감독대행이 박찬호와의 카카오톡 소통 스토리를 공개했다.
박찬호는 지난 2일 KIA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9안타 7실점을 하며 3이닝 만에 강판됐다.
이날 한화는 한대화 감독 퇴진사태 이후 3연승으로 분발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2대13으로 대패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을까. 비로소 박찬호가 한 감독대행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박찬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카카오톡을 통해 한 감독대행에게 죄송하다는 요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여기에 덧붙인 말이 "감독님의 조언대로 훈련방식을 바꿔보겠다"는 것이었다.
이 대목에서 한 감독대행은 작은 보람을 느꼈다. 한 감독대행은 투수 출신이지만 그동안 박찬호에게 별다른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명색이 메이저리그 출신인데다 스스로 알아서 몸 관리를 철저하게 잘하기 때문에 굳이 간섭할 필요가 없었다"는 게 한 감독대행의 설명이다.
그래도 박찬호와 같은 불혹의 나이까지 현역 생활을 했던 선배로서 딱 한 가지 조언을 한 게 있었다.
"나이를 감안해서 훈련 강도를 조절해봐라."
한 감독대행이 보기에는 박찬호가 그 나이에도 너무 열심히 훈련을 하는 게 오히려 해가 될 것 같았다고 한다.
한 감독대행은 "젊은 선수들은 웬만한 강도높은 훈련을 해도 회복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다"면서 "박찬호의 경우 젊은 선수들처럼 너무 열심히 훈련하다가 에너지를 미리 소진할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정작 전쟁터나 다름없는 등판 경기에서 전력을 쏟아야 하는데 훈련과정에서 미리 힘을 빼는 바람에 컨디션 조절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는 것이다.
한 감독대행은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박찬호에게 훈련강도를 약간 낮추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해왔던 습관이라 처음에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2일 KIA전을 계기로 최근 5경기 연속 부진을 겪게 되자 제대로 깨달았다. 선배이자 새로운 스승의 조언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감독대행은 "천하의 박찬호가 평생 유지해왔던 훈련방식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을텐데 조언을 받아들인 게 고맙다"면서 지친 박찬호가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을 주는 것으로 화답했다.
선배와의 소통으로 재무장에 들어간 박찬호가 어떻게 변신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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