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팀이 없어요. 점수 득실까지 따질 수도 있습니다."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 청소년야구대표팀이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순조롭게만 보였던 통산 6번째 우승 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말았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있는 이정훈 감독(천안북일고)의 표정도 딱딱하게 굳었다. 이 감독은 대만전 패배 후 "약한 팀이 없다. 이제는 무조건 총력전이다"라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패배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예선 1라운드를 3승1패로 순조롭게 마친 한국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예선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연장전 승부치기 접전끝에 3대7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2-3으로 뒤지던 9회말 2사 2루에서 7번 송준석(장충고)의 극적인 동점타로 연장전에 돌입할 때까지는 한국이 기세를 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연장 승부치기에서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결국 연장 10회초 4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 10회말 1사 만루 때 4번 계정웅이 친 타구가 대만 3루수에게 직접 잡힌 데 이어 이미 베이스를 떠났던 2루 주자까지 아웃되며 경기가 허무하게 끝났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2라운드 첫 경기를 패하면서 우승 전선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말았다. 이번 대회는 그간의 여타 국제대회와는 다른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일단 A,B조별 6개 팀씩 예선 1라운드를 풀리그 방식으로 치러 상위 3개팀 씩 2라운드에 오른다. A조에는 한국과 미국 콜롬비아가 올라왔고, B조에서는 일본과 대만 캐나다가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에서는 풀리그가 아니라 상대 조와 크로스로 경기를 치른다. 즉 한국은 B조의 대만 일본 캐나다 등과 3경기를 치른다는 뜻이다. 이렇게 해서 쌓인 3경기의 전적에 기존 1라운드 때 2라운드 진출팀과의 전적을 포함해 종합 순위를 매겨 마지막 결승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한국은 예선 1라운드에서 미국에 승리를 거뒀고, 콜롬비아에 패해 1승1패의 전적을 떠안고 2라운드에 올라왔다. 현재 2라운드에 올라와 있는 다른 5개팀 역시 모두 1승1패의 전적을 갖고 있다.
따라서 2라운드 3경기의 승패 전적이 결승라운드에 진출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2라운드에서 2위 안에 들어야 우승과 준우승을 놓고 다투는 결승라운드를 치를 수 있다. 만약 2라운드까지 치러 3~4위에 그치면 결승라운드에서도 3~4위 결정전 밖에 할 수 없다.
그런데 한국은 대만과의 첫 경기에 패하면서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이다. 더군다나 B조의 일본 역시 이날 목동구장에서 콜롬비아에 0대3으로 지는 바람에 2라운드가 상당히 혼전양상으로 접어들었다. 기존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예상됐던 한국과 일본이 모두 복병 격인 대만과 콜롬비아에 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남은 일본, 캐나다전에서 무조건 2승을 챙겨야만 2라운드 2위권 안에 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2승을 챙겨도 결승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만약 3전 전승을 거두는 2팀 나온다면 한국은 우승에 도전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또 6개팀이 모두 2라운드에서 2승1패를 거둬 승패 전적이 같아질 경우 '승자승 원칙'에 따라 순위를 가리게 된다. 이미 콜롬비아와 대만에 모두 진 한국으로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대표팀을 이끄는 이정훈 감독도 그래서 한층 더 이번 패배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감독은 "초반에 타격이 안된 점과 실책으로 점수가 난 상황이 아쉽다.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이제 전승 뿐"이라며 "전력분석을 통해 일본의 장단점을 다 파악해놨다. 우리 투수들이 8~90%의 전력을 내줄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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