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올시즌이 끝난 뒤 구단 동의하에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7시즌 자격요건을 채우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일본의 경우 구단 간 합의로 이적료만 발생하면 된다. 최근 류현진이 계속해서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오승환까지 덩달아 화제에 올랐다.
때마침 이대호의 소속팀인 오릭스 스카우트의 관심도 있었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가 서울에서 열리면서 최근 경기장에서 미국과 일본 스카우트를 보는 일이 흔해졌다. 각국의 청소년 유망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주요 선수들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는 것이다.
오승환은 지난달 25일 잠실 LG전에서 1⅔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올린 적이 있다. 이날 선발등판한 삼성 탈보트와 LG 주키치를 보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오릭스 스카우트의 눈에 오승환이 들어온 것. 오릭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던 김성래 수석코치가 스카우트와 친분이 있어 삼성 역시 오승환에 대한 일본 프로야구의 관심을 알게 됐다.
당시 류중일감독은 오릭스의 관심을 소개하며 "150㎞가 넘는 직구에 빠른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어느 팀이건 데려가고 싶어할 것"이라며 흐뭇해 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감독 입장으로서는' 절대 오승환을 보낼 수 없다고 했다.
5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류 감독은 오승환의 해외진출 이야기가 나오자 눈이 휘둥그레 지며 "어딜 가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구단에서 'OK'를 해야 가는 것 아닌가"라며 "구단에서 굳이 보낼 이유가 있겠나. 마찬가지 상황인 류현진 역시 한화가 보내주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오승환 류현진의 해외진출이 힘든 이유로 '감독의 입장'을 꼽았다. 오승환은 류 감독 본인이 데리고 있는 선수, 그리고 한화는 이미 신임 감독의 의중에 따라 해외진출 여부를 결정하기로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상태다.
류 감독은 "솔직히 감독 입장에선 누가 그런 선수들을 보내고 싶겠나. 한화 신임 감독이 누가 되든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감독은 성적을 내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사실 '구단 동의'라는 말에는 '감독의 동의'라는 전제조건이 붙게 돼 있다.
잠시 뒤 류 감독은 "이대호처럼 가는 건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오승환의 '해외진출 불가'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한편, 오승환 본인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진출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 역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퇴보하지 않기 위해 그런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시즌 중이고 포스트시즌도 남아 있는 상황이라 해외진출을 얘기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본인보다는 팀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난처해 할 수 밖에 없는 구단을 위해 오승환 본인이 먼저 명확히 선을 그었다.
오승환은 다음 시즌이 끝난 뒤 풀타임 8시즌을 마쳐 FA 신청이 가능하다. 대졸선수에 한해 9시즌에서 1년을 완화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진출이 자유로운 FA는 원래대로 9시즌을 마쳐야 한다. 올해 구단 동의가 없다면, 오승환의 해외진출은 2014년 말에나 이뤄질 수 있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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