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지면 안되는 경기죠. 무조건 이깁니다."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에서 한국과 일본의 대결은 늘 커다란 주목을 받는다. 이에 임하는 한국팀의 자세는 늘 한결같다. 팽팽한 라이벌의식과 함께 근저에 깔려있는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해 '질 수 없다'는 투지와 각오가 끓어넘친다.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 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대표팀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은 더욱 의기가 넘치고 있었다. 이 감독은 야구계의 대표적인 '열혈남아'에 속한다. 언제나 뜨거운 열정을 뿜어내는 사람이다. 가뜩이나 뜨거운 가슴을 갖고 있는 이 감독인데, 최근 일본에 대한 호승심이 더욱 커졌다. 계속되는 독도 관련 분쟁 등으로 인해 가뜩이나 좋게 보이지 않던 일본이 더욱 괘씸해진 것이다. 사실 이 감독이 얼마전 일본팀의 '압축배트 사용의혹'에 대한 발언을 한 것 역시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다.
더군다나 이번 세계청소년대회 선수권의 우승을 노리는 한국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대가 바로 일본이다. 그간 일본은 세계청소년대회에 최정예 멤버를 잘 파견하지 않았었다. 여름 고시엔대회와 기간이 겹치거나 아니면 고시엔이 끝나더라도 정예멤버들을 추려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대표팀과 교류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일본의 최정예 멤버들이 건너왔다. 올해 고시엔대회에서 무려 160㎞의 초강속구를 던진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고시엔대회 우승을 이끈 토인고의 에이스 후지나미 신타로 등 걸출한 인물들이 포함됐다.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일본팀의 전력이 가장 뛰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정훈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일본의 전력이 좋긴 해도 우리가 넘지 못할 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감독은 "예선 1라운드를 통해 일본에 대한 전력 분석은 완전히 끝났다"면서 "우리 투수들이 자기 기량의 8~90%로만 던져줘도 분명히 이긴다"고 자신감 넘치는 예상을 내놨다.
한국은 예선 1라운드에서는 일본과 다른 조에 편성돼 맞붙을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예선 1라운드를 거쳐 각 조별 상위 3개팀씩 올라와 크로스매치 방식으로 치르는 2라운드에서는 반드시 일본과 맞붙게 돼 있다. 원래 그 운명의 날은 5일 이었는데, 우천으로 인해 경기 일정이 뒤로 미뤄지며 6일로 바뀌었다.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가 또 생겼다. 마침 5일부터 시작된 예선 2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이 대만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결승라운드에 오르려면 더 이상의 패배가 나와서는 안된다. 그래서 이 감독은 "(일본전은)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라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일본 역시 5일 열린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에 0대3으로 완패를 당한 터라 한국전에 총력을 쏟아부을 태세다.
하지만 이 감독은 늘 그렇듯 자신감이 넘쳤다. 선수 시절 '악바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것처럼 특유의 투지와 승부근성은 변함없었다. 그의 승부근성은 모자에 직접 쓴 '타도 일본!'이라는 문구에 그대로 나타난다. 이 감독은 "대회 시작을 앞두고 절대로 일본에는 지지 말자는 심정으로 썼다"며 "우승도 중요하지만 일본전 승리도 큰 목표"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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