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느낌을 끝까지 가져가도록 하겠다."
SK 최 정이 바뀌었다. 지난 7일 광주 KIA전서 35일만에 홈런을 때려내 3년 연속 20홈런 고지에 오른 이후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7일 홈런 포함 2안타를 때린 최 정은 8일 인천 넥센전서도 4타수 3안타에 3타점의 고감도 방망이를 자랑했다.
"특별히 의식을 안하려고 했다"고 했지만 의식이 안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올시즌은 너무 페이스가 좋았다. 5월에만 10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6월까지 16개의 홈런을 때려냈었다. 2년 연속 기록한 자신의 최고홈런인 20개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30개 홈런도 바라볼 수 있었다. "그전 2년은 시즌이 끝나가서야 20개를 쳤고, 타율이 좋아서 20홈런에 대해 큰 감흥은 없었다"는 최 정은 "올해는 초반에 페이스가 좋아 기대를 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페이스가 떨어졌고, 8월 3일 대전 한화전서 19홈런을 친 이후엔 홈런소식이 뚝 끊겼다.
그러면서 홈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하도 안맞아서 아예 홈런을 노리고 스윙을 하기도 했고, 홈런을 포기하고 안타만 치자고 하기도 했었다"는 최 정은 "사실 홈런은 홈런을 치기 위한 스윙을 해야 나온다고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홈런을 노린다기 보다는 타구의 궤적이 홈런 궤적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스윙이 그렇게 돼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스윙이 커졌다"고 했다.
항상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 탓에 걱정을 달고 산다. 올해 페이스가 좋았을 때도 "내가 원하는 타격을 한적이 없다"며 "올해는 실패작"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었다. "치고 난 뒤 '이거다'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바로 전날 잘 쳤더라도 다음날이 되면 '내가 어떻게 쳤더라'하고 잊어버리기도 했었다"는 최 정은 "7일 경기서 생각했던 느낌으로 쳤는데 그게 결과가 좋았고, 앞으로 그 느낌을 그대로 유지해서 시즌 끝까지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최 정은 9일 넥센전에도 그 타격감을 이어갔다. 1-1 동점이던 3회말 1사 3루서 넥센 선발 강윤구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시즌 21호로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가운데로 몰린 143㎞의 직구를 제대로 받아쳤고,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빠르게 날아간 공은 좌측 관중석에 꽂혔다. 4타수 2안타(2루타 1개, 홈런 1개) 2타점을 기록한 최 정은 사흘간 11타수 7안타(타율 0.636), 7타점을 기록했다. 2개의 홈런, 3개의 2루타 등 장타력이 확실히 살아났다.
최 정의 부활은 4강 싸움을 넘어 2위까지 넘보는 SK엔 천군만마와 같다. 마운드는 최정상급인데 타격이 떨어지는 SK는 이호준과 함께 타선을 이끌어줄 타자가 필요했었다. 시즌 중반까지는 최 정이 그 역할을 했지만 최근엔 그러질 못했다. 최 정이 다시 살아났으니 더이상 중심타선의 고민은 안해도 될 듯.
경기후 최 정은 "좋은 타격감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19게임 남았는데 이기는 경기를 하는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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