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들의 결합은 우연하게 이뤄졌다.
전준우. 전반기 내내 부진했다. 1번 타자로 배치됐다. 어쨌든 그는 롯데의 타선을 이끌어 갈 차세대 에이스. "한 타석이라도 많이 나서 타격 컨디션을 잡게 해야 한다"고 말한 양승호 감독의 배려.
김주찬은 2번을 선호했다. 물론 1번 타자로 적격인 선수다. 좋은 타격에 빠른 발을 지녔다. 게다가 시즌 중반 햄스트링 부상이 있었다. 1번보다는 2번이 좀 더 합리적인 선택. 게다가 2번 타자를 좀 더 편하게 생각하는 김주찬의 개인적인 성향도 가미됐다.
그들은 전형적인 테이블 세터진이 아니다. 전준우는 리그를 대표하는 '5툴 플레이어'다. 빠른 발과 좋은 어깨, 그리고 장타력까지 지녔다. 올 시즌 성적은 2% 부족하지만, 최근 그의 타격 감각은 절정이다. 최근 5경기에서 4할4푼4리.
김주찬은 더욱 좋다. 최근 5경기에서 4할6푼7리. 30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선수. 게다가 배트 스피드도 수준급이다. 타격도 좋다.
이들은 찬스를 만들어 줌과 동시에 해결하는 능력도 지녔다. 지금 상황에서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의 파괴력 넘치는 테이블 세터진이다.
하지만 그들은 기로에 서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서 비롯되는 문제다.
전준와와 김주찬의 가장 큰 공통점은 공격적이라는데 있다. 그들의 적극적인 공격성향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초구를 선호하고, 좋은 공이 들어오면 그대로 배트를 휘두른다.
좋은 타격자세다. 하지만 테이블 세터진이라면 거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야 한다. 좀 더 끈질겨야 한다. 특히 포스트 시즌에는 더욱 그렇다.
또 하나. 그들의 출루율이다. 그들의 출루율은 타격 감각과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 테이블 세터진은 아무래도 기회포착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물론 그들의 출루율은 괜찮다. 김주찬은 3할5할6리, 전준우는 3할3푼7리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에서 좀 더 파괴력을 가지려면 출루율을 좀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게다가 테이블 세터진에게 중요한 작전수행능력은 상대적으로 정교함이 떨어지는 편이다.
물론 그들이 최근처럼만 활약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타격 사이클은 돌고 돈다. 지금은 절정이지만, 남은 경기에서는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기로에 선 롯데의 신개념 테이블 세터진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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