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대현은 올해 고질적으로 아팠던 무릎을 수술했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항상 롯데 양승호 감독은 "정대현은 절대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계투구수도 30개를 넘지 않는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정대현도 자신의 몸관리에는 철저한 베테랑이다.
지난 10일. 부산 한화전에서 정대현은 팀이 6-1로 크게 앞서던 8회 등판했다. 7개의 공을 던지고 두 타자를 상대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사실 출전할 필요가 없었던 경기. 2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는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다. 우천순연된 경기 스케줄도 빡빡하다. 12일부터 5연전, 18일부터 8연전이다.
롯데 필승계투조의 핵심인 정대현이다. 무릎수술의 부담을 안고 있기도 하다. 모든 면을 고려할 때 출전하지 않는 게 팀과 본인을 위해 나은 선택일 수 있었다.
그러나 정대현은 출전을 자청했다. 자세한 속사정이 궁금했다.
그는 롯데 이적 후 인터뷰를 되도록 피한다. 이유가 있다. 그는 FA(자유계약선수)로 SK에서 올해 롯데로 이적했다. 4년간 총 36억원에 계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그는 수술에 의한 재활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8월9일에야 실전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늦게 합류한 미안한 마음이 많이 남아있다. 최근 "나는 아직 죄인이다"라며 공식인터뷰를 거절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서면으로 인터뷰를 대신했다.
출전을 자청한 이유에 대해 그는 "실전감각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희망적인 요소도 포함돼 있다. 그는 "급하게 합류하느라 그동안 그리 좋은 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러나 차츰차츰 내 공의 위력을 되찾고 있다. 이제 투구만 보면 100%에 근접했다"고 했다.
그는 SK 시절부터 냉철한 승부사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 9회 1사 만루의 상황에서 병살타를 유도한 역사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만큼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하다. 그는 "위기를 즐기는 편이다. 내 공을 믿고 경기를 즐기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그런데 올해 전혀 경기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긴장을 하고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올해 복귀 후 자신의 공을 믿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부작용. 그의 말대로 이제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특히 그의 주무기인 싱커와 위로 치솟는 커브(업슛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정대현은 자신과 같은 언더핸드 스타일에서 커브를 던지면 볼이 솟구쳐 오른다고 설명했다)는 위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그는 "아직도 승부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실전을 되도록 많이 나가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양승호 감독에게 '되도록 실전에 많이 나가게 해달라'고 말하는 이유다. 자기 자신의 약점과 컨디션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하고 거기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마디로 정대현은 예전의 위력을 순조롭게 되찾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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