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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야구의 한계? 그래도 선전한 것?

by 민창기 기자
12일 광주무등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롯데의 경기에서 KIA 최향남이 9회 마무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으나 3점을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최향락.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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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를 강팀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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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으니 분명 한국 프로야구의 강자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승 다음해인 2010년 5위로 마감하더니, 지난해에는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런데 올시즌 다시 제대로 힘 한 번 못 써보고 다시 추락이다. 20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9월 12일 현재 4위 두산과의 격차가 6게임 차로 크게 벌어졌다. 돌발변수가 없는 한 4강 진입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할 것 같다. 최근 몇 년 간 들쭉날짝한 성적을 보면, KIA가 리그를 리드하는 강팀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LG와의 3연전 전패의 충격이 컸다. 더구나 3연전의 앞선 두 경기는 연장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무엇보다 야수들의 스마트한 플레이가 아쉬웠다.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KIA는 모래성처럼 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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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올시즌 선동열 감독을 영입해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선 감독은 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나름대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삼성을 두 차례나 우승으로 이끌었으니 좋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그러나 지도자의 능력은 팀 전력을 놓고 엄격하게 따져봐야 한다. 삼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늘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는 팀이다. 선수단 지원도 리그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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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우승을 못 하면 그게 이상한 거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KIA는 타선의 핵인 김상현과 이범호 최희섭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다. 세 선수 모두 크고 작은 부상에 발목이 잡혀 실망을 안겼다. 김상현이 19경기, 이범호가 42경기 출전하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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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선수단 무단 이탈 파문을 일으켰던 최희섭은 80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들 모두 언제 1군에 복귀할 지 기약할 수 없다.

선 감독은 "올해 세 명을 동시에 활용한 경우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고 푸념을 했다. 1군에서 빠져 치루 수술을 놓고 고민 중인 최희섭에 대해서는 "가지가지 한다"며 실망감을 가감없이 나타냈다.

12일 광주무등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롯데의 경기에서 경기 전 선동열 감독과 양승호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그러나 이쯤에서 생각을 해보자. 명장의 조건은 무언인가를. 뛰어난 지도자는 어려울 때 능력을 발휘한다. 힘든 순간 역량을 발휘해 납득할만한 수준의 결과를 만들어 내야 뛰어난 지도자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선수층이 두텁고 지원이 충분한 팀이라면 웬만한 지도자는 성적을 낼 수가 있다고 봐야 한다.

선 감독이 한 번도 같은 시기에 가동할 수 없었던 중심타자 3명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는데, 결국 이 또한 감독의 책임이다. 모든 결과는 변명의 여지없이 사령탑의 책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선 감독으로선 다소 억울해할 수도 있겠지만.

지도자는 늘 차선, B플랜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있는 자원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프로에서 통하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선 감독이 지도자로서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KIA는 12일 롯데전에서 선발 서재응의 7이닝 무실점 호투 속에 8회까지 1-0으로 앞서 갔다. 하지만 9회초 한 회를 버티지 못하고 3실점,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오늘 경기가 KIA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겁니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한 야구인의 이 말 속에 많은 게 담겨 있다.

광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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