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중인 아버지가 공을 던지고, 투수 아들은 포수 위치에서 이 공을 받는다.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롯데전에 앞서 의미있는 시구식이 열린다. 시구자는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의 아버지 봉동식씨(71). 봉씨가 아들의 등번호 51번이 박힌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게 된 사연이 있다.
2003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른 봉씨는 암이 간으로 전이가 돼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해 왔다. L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고 한다.
봉중근은 1남3녀의 막내. 누구보다 야구선수 외아들을 아끼고 자랑스러워했던 아버지다. 봉중근이 힘든 시기에 늘 힘이 되어 주었던 아버지다. 1997년 신일고 2학년을 중퇴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봉중근이 2006년 돌아온 것도 아버지의 암투병 영향이 컸다. 봉중근이 23세 젊은 나이에 서둘러 결혼을 한 것 또한 아버지의 암투병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막내아들은 병든 아버지와 영원히 기억될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아버지와 함께 잠실구장 그라운드에 서고 싶어 구단에 시구를 요청했다. 물론, 봉중근의 사연을 접한 LG 구단은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언제부터인은 시구는 여자 연예인이나, 다른 종목 스포츠 스타가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주요 구단에는 시구를 싶어하는 여자 연예인일 줄을 섰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실제로 여자 연예인 시구가 팬들의 눈길을 잡아끌기도 한다. 하지만 21일 잠실구장 분위기는 다른 날과는 조금 다를 것 같다. 팬들의 따뜻한 박수가 봉중근 부자에게 힘이 되어줄 것 같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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