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목동에서 열린 넥센과 롯데전에서는 진귀한 장면이 벌어졌다. 롯데가 무려 4차례의 만루찬스를 맞고도 단 1득점에 그쳤다. 13개의 안타를 때리고도 적시타는 단 하나도 없었다. 득점 기회만 오면 방망이는 헛돌았다.
최근 3경기에서 단 2득점. 극심한 공격력 부재를 보이고 있다. 최근 왜 거인군단은 득점찬스 앞에서 무력할까.
타격사이클, 부상, 심리의 도미노 현상
기본적으로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상승세와 하강세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롯데는 지난 10일까지만 해도 준수한 타격을 보였다. 탄탄한 투수진과 결합되면서 롯데는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사이클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 18일부터 열렸던 SK와의 2연전에서 팀타격의 저조함은 극에 달했다. 기본적으로 롯데 타자들의 하강세와 SK의 강한 투수진이 만났다.
그런데 여기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포수 강민호가 SK 김강민과 충돌했다. 허리부상을 호소한 그는 현재 주전 라인업에서 빠져 있는 상황. 중요한 순간 장타를 뿜어내는 그의 공백에 롯데 타격의 결정력은 다운그레이드됐다. 여기에 김주찬마저 20일 넥센전에서 경미한 부상으로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당연히 롯데의 팀 타격 자체의 무게가 떨어진 상황.
사실 넥센전은 롯데 팀 타격사이클이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었다. 최근 6경기에서 1무5패. 치열한 2위싸움. 이런 외부변수까지 겹치면서 득점찬스에서 더욱 경직되는 심리적 악순환마저 일어났다.
공수의 딜레마
롯데의 팀컬러는 올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화끈한 공격야구에서 수비와 투수력이 강화된 탄탄한 야구로 바뀌었다.
롯데는 여전히 좋은 타자들이 많다. 팀타율은 삼성(2할7푼1리)에 이어 리그 2위(2할6푼5리)다. 전준우와 김주찬 홍성흔과 손아섭은 어딜 내놔도 빠지지 않는 타자들이다.
문제는 하위타선과 대타요원들이다. 편차가 있다. 따라서 공격이 이어지지 못하고 흐름이 끊어버리는 경향이 발생한다. 하위타선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강한 경쟁으로 경기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는 정체돼 있다. 기본적으로 황재균과 문규현은 타격이 그리 정교하지 않다. 기복도 심하다.
하지만 대체요원이 마땅치 않다. 손용석과 정 훈은 타격에 강점이 있지만, 수비와 팀 플레이에 능하지 않다. 롯데가 올해 팀컬러의 타깃으로 삼은 조직력의 야구가 약해질 수 있다.
왼손 대타요원이 없는 약점도 있다. 성장을 기대했던 이승화와 김문호가 1군 경기에서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팀타격이 저조할 때 돌파구 중 하나인 활력소가 되는 선수의 출현을 기대하기 힘들다. 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 두산, SK에 비해 현격히 백업요원의 수준이 낮은 것이 최근 경기 득점력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롯데 타자들이 이대로 물러나진 않을 것이다. 넥센전에서 13안타를 쳤다는 것은 타격사이클이 하강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청신호이기도 하다. 타격 사이클이 살아나면 자연스럽게 득점력 상승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롯데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는 숙제다. 이번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 시즌 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을 위해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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