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판으로 치면 장군멍군이다.
프로 2년차 투수 유창식(한화)과 임찬규(LG)는 지난해 전체 1, 2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차세대 스타들이다.
가장 주목 받았던 이들은 절친한 친구이자 서로 선의의 경쟁자라고 인정한다.
고교시절까지는 유창식이 한 수 위였다.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무서운 공을 뿌렸다. 한화 구단 역사상 최고 계약금(7억원)을 받고 입단했다.
임찬규는 한화 다음으로 전체 2번 지명권을 갖고 있던 LG의 부름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계약금은 유창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억원이었다.
하지만 막상 데뷔 첫 해(2011년)를 치르고 보니 2순위 임찬규의 승리였다. LG의 불펜을 지킨 임찬규는 9승6패7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으로 10승을 거두는 데는 실패했지만 팀의 구멍난 마무리 자리를 메우는 등 신인답지 않은 배짱으로 시즌 내내 1군을 지켰다. 2011시즌이 끝난 뒤에는 신인왕 후보에까지 올랐다.
반면 유창식은 고교 시절 너무 혹사한 후유증으로 인해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1, 2군을 왔다갔다 했다. 5월이 돼서야 1군에 데뷔한 그는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6.6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1인자의 완패였다.
이로 인해 야구팬과 관계자들은 2012년 두 유망주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불꽃을 튀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또 싱거웠다.
너무 친한 친구 사이여서 그랬을까. 이번엔 유창식이 승리했다.
유창식은 올시즌 25경기에 출전해 6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4.87을 기록했다. 25경기 가운데 선발 등판이 16경기다. 한화의 차세대 선발 자원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임찬규는 올시즌 16경기밖에 기회를 얻지 못한 가운데 승리를 한 번도 챙기지 못한 채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5.57에 그쳤다. 올시즌 선발로 보직 전환을 시도했지만 선발로 등판한 게 5경기밖에 안될 정도로 작년에 비해 극과극 활약을 보였다.
특히 유창식은 임찬규가 소속된 LG에 유독 강한 킬러 본능을 자랑하는 중이다. 지난 20일 LG를 상대로 시즌 6승째를 챙기면서 LG전 통산 9경기 5승 무패의 기록도 만들었다.
유창식은 'LG킬러'가 된 이유에 대해 "잘 모르겠다. 이상하게 LG를 만나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임찬규를 넌지시 거론한다.
지난해 연봉(2400만원)이 동결된 유창식은 친구 임찬규가 223.8%나 인상된 금액(8000만원)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자 "내년에는 임찬규보다 연봉을 더 받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스프링캠프 때에도 유창식은 "선의의 경쟁자 임찬규보다 더 잘 던지고 싶다. 항상 가운데만 보고 던지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결국 크게 자극받은 유창식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이제 유창식과 임찬규는 한 번씩 주고받았으니 내년 시즌의 진검승부가 기대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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