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보세요. 수년 내 KIA의 4번타자가 될겁니다."
지난 겨울. KIA 대졸 신인 황정립(23)에 대한 이범호의 예언이다. 그로부터 반년. 이범호의 예언이 조금씩 현실화 되고 있다.
황정립이 내년 시즌 KIA 타선에 희망을 던지고 있다. 지난 14일 광주 롯데전. 황정립의 등장은 화려했다. 지난 14일 광주 롯데전 패색이 짙은 연장 12회말 1사후 강영식을 상대로 우중월 동점포를 날려 8대8 무승부를 이끌었다.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첫 안타가 의미있는 홈런이었다.
황정립은 성장 가능성,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독수리 선구안이다. 차분하게 공을 골라낸다. A급 투수의 유인구에 속지 않을만큼 뛰어난 눈을 자랑한다. 타자가 스트라이크만 칠 수 있다면? 3할 타자는 떼논 당상이다. 22일 목동 넥센전 5차례의 타석 중 3차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그 중 2번은 볼넷 출루였다.
두번째 주목할 점은 배팅 파워다. 황정립은 연습배팅 때 시원시원한 타구를 연신 외야로 날려댄다.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L-C-K'포를 지원할 장거리포가 부족한 KIA로선 단비같은 존재다. 데뷔 첫 타석 안타가 홈런일 만큼 황정립의 배팅 파워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세번째 장점은 부드러운 타격 폼이다. 서용빈을 연상케 할만큼 부드럽다. 타격의 전 과정이 물흐르듯 군더더기 없다. 출발 단계에서 공을 뒤에 놓고 본다. 유인구에 좀처럼 말려들지 않는 이유다. 발사 단계에서 힘을 모아 공을 맞힌 뒤 팔로 스로까지 중심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신예 타자에게서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드문 유형의 타자다.
희망적인 모습은 수비에서도 발견됐다. 당초 황정립의 유일한 약점은 수비였다. KIA 선동열 감독은 "배팅 자질만큼은 성장가능성이 큰 선수다. 캠프 때부터 눈여겨 봤는데 시즌 시작 후 부상으로 인해 그동안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다만 수비가 문제다. 외야 수비에서 타구를 처리와 송구 모두 약점이 있더라. 할 수 없이 1루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궁여지책으로 맡게된 1루. 황정립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고 있다. 14일 넥센전에서 군더더기 없는 1루 수비를 선보였다. 8회 김선빈의 호수비를 완성한 땅볼 타구 처리, 6회 조중근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 처리 등은 1루수로서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는 파인플레이였다.
황정립을 지켜본 모 구단 전력분석원은 "저렇게 훌륭한 자질을 갖춘 타자가 왜 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뽑혔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했다. 배명고-고려대를 졸업한 대졸 신인 황정립은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74번째로 지명돼 KIA 유니폼을 입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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