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앙금이 남아있는 걸까.
LG 김기태 감독이 끝내 SK 이만수 감독을 찾아가지 않았다.
지난 12일 잠실 경기서 9회 2사 2루서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낸 사건은 한국야구위원회의 징계와 이 감독과 김 감독의 통화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24일 인천 SK-LG전은 그날 이후 첫 만남이었다. 보통 양 팀 경기의 첫날 감독끼리 만사 인사를 하는 것이 보통. 사정이 있는 경우 인사를 하지 않기도 하지만 이는 드물다.
경기전 취재진을 만난 이 감독은 "김 감독이 오지 않겠나"라며 "오면 평상시처럼 악수하고 안부 묻고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 감독에게 가지 않았다.
이 감독은 보통 취재진과 30분 정도 얘기를 나눈 뒤 오후 4시쯤엔 감독실로 돌아가거나 그라운드로 나가 선수들을 지도하는데 이날은 LG 선수단이 도착한 이후까지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담소를 나눴다. 보통 그 시간에 원정팀 감독이 오고 서로 악수하하며 인사를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라운드는 물론 덕아웃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이 감독은 LG 선수들이 훈련을 시작하는 오후 4시 30분쯤에야 감독실로 돌아갔다.
김 감독은 원정 감독실에서 오후 5시쯤 덕아웃으로 나왔다. 지인과 얘기를 나눈 뒤였다. 취재진이 "2연전의 첫날인데 이 감독에게 인사를 가시지 않냐"고 묻자 "글쎄요…. 꼭 가야하나요"라고 말하며 "(인사할 생각을) 특별히 안해봤다"고 했다. 이날 인사할 타이밍을 놓쳐 다음날이라도 할까 했지만 김 감독의 대답은 "생각안해봤다"였다.
그 사건에 대한 감정은 없다고 했다. "그 일이 있은지 12일이 지났다. 다 끝난 것 아닌가. 그 일로 인해 관계자들과 팬들께는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는 김 감독은 "앙금 같은 것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평상시 같은 감독간의 인사를 왜 안하려는걸까. "그 전 원정 때도 안가지 않았나"라며 양팀 감독의 인사가 꼭 이뤄져야하는 것은 아님을 말했다.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안좋게 보일 수 있어서 지금은 말을 아낄 때"라고 말한 김 감독은 "혼자 있을 때 극한 마음을 먹는 사람에 대해 이해가 되더라"며 이번 일로 받은 비난에 대한 마음의 상처가 크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어 김 감독은 "내가 보여드릴 것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일 것이다"라며 취재진과의 대화를 끝내고 그라운드로 가 수비 펑고를 치는 등 훈련을 지휘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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