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차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지만, 명절 음식은 항상 부족함이 없다. 특히 추석은 계절적으로 풍성함을 더하는 시기여서 다양한 음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평소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풍성한 먹 꺼리를 눈앞에 두고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건강에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특히 만성신장질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수분, 전해질(칼륨, 나트륨 등)을 배설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음식섭취에 있어서 더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인의 경우 칼륨을 과잉 섭취하더라도 신장을 통해 효과적으로 배설되므로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지는 일은 없다. 그러나 만성신장질환자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알도스테론의 분비가 증가하면서 신장에서의 칼륨 배설능력이 떨어져 칼륨이 다량 포함된 계절과일 섭취만으로도 고칼륨혈증[혈장속의 칼륨농도가 정상치(3.7~5.3mEq/L)보다 높은상태]을 유발 시킬 수 있다.
고칼륨혈증에 노출될 경우 근육의 마비로 손발이 저리고 다리가 무거우며 혈압이 떨어지고, 부정맥 등의 심장장애 증세를 느낄 수 있다. 칼륨은 일차적으로 세포내(약98%)에 존재하는데, 세포내에서 세포 외로 소량만 유출해도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내과 정훈 과장은 "만성신장질환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사람의 경우 칼륨이 다량 포함된 과일만 섭취해도 심장장애 뿐만 아니라 감각이상, 반사저하, 호흡부전 증세를 호소 할 수 있다"면서"특히 칼륨함량이 높은 감자, 고구마, 밤, 견과류, 녹황색 채소류(근대, 시금치, 당근), 과일류 (바나나, 토마토, 오렌지)는 가급적 삼가고 먹더라도 소량만 섭취해야하며 부득이 채소나 과일을 과량 섭취하였을 경우 칼륨이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줄여주는 약물을 즉시 복용토록 하여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대사증후군 같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음식 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차례상에 올라오는 고기류와 부침개 등의 기름진 음식은 혈당과 혈압을 빠르게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들은 기피해야 할 음식이다.
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동물성 지방 함유량이 높은 고지방 음식은 식도와 위 사이의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위산이 역류 될 수 있고, 식도도 곳곳이 헐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이나 소화장애를 유발한다. 따라서 조리 과정에서 기름을 최대한 적게 사용하여 지방질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특히 부침개나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싱겁게 먹기보다는 간장, 소금 등 양념을 곁들여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갑작스럽게 체내 염분량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올라고 혈관이 수축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싱겁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건강한 사람도 고지방 음식 등으로 과식하면, 수시간 내 전신의 혈류가 감소하고, 일시적으로 혈관이 수축되므로, 고지혈증환자나 이미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은 혈류감소 현상을 야기시킬 수 있는 각종 위험요소를 없애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추석 대표 음식인 송편 등의 떡류는 탄수화물과 칼륨이 다량 함유된 음식으로 혈당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수정과나 식혜 등은 한두 모금만으로도 혈당수치를 빠르게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소식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당뇨환자의 경우 성묘나 야외활동을 할 때 혈당측정기, 인슐린, 알코올 솜, 주사기 등 당뇨관리 용품을 챙겨 저혈당이 올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음식 때문에 발생하는 건강상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기름을 쓰지 않고 조림이나 삶는 등의 방법으로 조리해 먹으면 칼로리를 낮출 수 있으며, 소금이나 간장 등 염분이 많은 양념보다는 식초, 레몬즙과 함께 마늘, 생강, 양파 등을 이용한 자연 조미료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명절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핵가족화 된 가정의 주부들이 명절기간 동안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가족제도 속으로 잠시 들어오면서 정신적?신체적 부적응 상태를 겪는데 기인한다.
특히 생활리듬의 변화라는 기본적 스트레스 외에도 강도 높은 가사노동과 휴식부족으로 인한 육체적인 부담, 게다가 명절을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성차별과 시댁과의 갈등, 친정방문의 상대적 소홀 등으로 긴장, 분노 및 좌절감 등을 들 수 있다. 그로 인해 남편과 다투게 되고 자칫 가정불화로 확대되기도 한다.
이런 명절증후군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는 남편의 이해와 배려, 적극적인 가사노동 분담이 필수적이다. 장보기와 청소, 설거지 등은 함께 분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휴식시간에는 찜질방이나 노래방 등에서 스트레스를 함께 풀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쉬는 시간에는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심호흡과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되도록 편안한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일을 할 때도 주위 사람들과 흥미 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부담감이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것은 비단 며느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명절 후 시골에 남겨진 부모님도 명절증후군을 호소할 수 있다. 명절이 끝난 후 자식들이 없는 빈자리를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으며, 우울감 때문에 식사도 잘 못하며, 소화 장애와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시부모의 명절증후군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모든 가족들이 사랑으로 충분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명절이 끝나도 부모님께 자주 안부 전화한다.(손자들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는 것도 좋다) 가급적 집안의 행사가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번정도 방문해 사소한 문제라도 부모님과 상의하여 부모의 조언을 구해 존재감을 각인시켜 드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명절 후 몰려드는 피로를 예방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을 자주 취해서 육체적 피로를 줄여준다.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심호흡과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부정적인 생각은 버린다. ▷규칙적인 생활과 활동을 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생활화 한다.▷외부활동에 참여하는 빈도수를 늘린다.(운동, 영화, 종교, 봉사 등)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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