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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직행 이만수 감독 "내가봐도 2위 전력은 아니었는데..."

by 권인하 기자

초보 감독이 여러 풍파를 해치고 결국 정규리그 2위의 성적을 냈다.

SK 이만수 감독이 8,9월의 막판 스퍼트로 두산과 롯데를 밀어내고 플레이오프 직행을 만들었다.

이 감독은 2위의 소감을 묻자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솔직히 시즌 시작하면서 2위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돌아봐도 어떻게 우리가 2위를 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모두 우리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올해의 SK였다. 특히 여느 감독과는 다르게 '액션'이 크고 자신감있는 멘트를 많이 날렸던 이 감독에게 많은 고난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2위라는 성적으로 감독으로서의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이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액션? 이유가 있었다.

이 감독을 싫어하는 팬들은 하나같이 그의 과도한 액션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LG 김기태 감독이 투수를 대타로 내는 사건이 나온 것도 이 감독의 액션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 감독은 그 액션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라고 했다. 선수들을 이끌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고 했다.

"시즌 전 전문가들의 평가는 우리팀이 7위였다. 내가 봐도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전문가들이 7위라고 하니까 우린 4강만 가자'고 말하면 4강 못간다. 감독은 목표치를 높게 잡아야 한다"는 이 감독은 "떠벌이처럼 무조건 우승한다고 말하는게 선수들이 '감독이 미친거 아냐?'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7월초 "7월에 6승, 8월에 7승을 해서 플러스 18승으로 1위를 하겠다"는 이 감독의 발언은 이후 팀 성적 부진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에 이 감독은 "성격 자체가 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한다. 당시 우리 선수들의 몸상태와 성적을 보면 어렵지만 초보 감독으로서 지기 싫어 큰소리를 쳤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역효과가 있기도 했지만 플러스가 되기도 했다"고 자평했다.

경기 중 액션 역시 마찬가지. "감독이 이겨도 가만있고, 져도 가만있으면 선수들이 지더라도 '다음에 이기면 되지'라는 안일한 마음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이 감독은 "그런 액션이 선수들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지는 것에 견디지 못하는 모습이 그대로 선수들에게 전달돼 선수들이 저 감독 앞에서는 어영부영하면 안된다라는 생각을 갖게한다"고 했다.

결국 그의 과도한 말과 액션은 자칫 나약해질 수 있는 선수들에게 승부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너무 열정이 많은 감독 밑에서 선수들이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좋은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SK 이만수 감독이 경기중 여러가지 액션을 하는 모습. 여러 팬들이 이런 이 감독을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하지만 이 감독은 선수들의 승부욕 고취를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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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와 기다림

이 감독은 "올해 지도자로서 인내와 기다림을 배웠다"라고 했다. 부상자가 많았던 올시즌. 시즌 초반 5명의 선발투수도 제대로 꾸리지 못했고, 있던 투수들도 부상으로 2군을 들락날락했다. 역시 부상이 많았던 야수들은 타격 부진까지 동반됐다. 4월초 잠시 반짝한 이후 타격 성적은 홈런을 제외하곤 모두 하위권이었다. 7월초 8연패에 빠지며 순위는 6위까지 떨어지고 승률도 5할 밑으로 떨어지면서 4강 탈락이 우려됐지만 그는 끝까지 기다렸다. "당시 제대로 로테이션에서 뛰는 선발이 윤희상 밖에 없었고, 박희수와 정우람까지 부상으로 빠져 정말 힘들었다"고 회고.

오랜 기다림 끝에 SK는 8월 이후 고공행진을 할 수 있었다. 송은범 채병용 윤희상 김광현 등으로 구성된 선발진과 박희수 정우람의 불펜은 막강했고, 부진하던 타선도 8월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8월 15승7패, 9월 13승1무6패의 월성적 1위의 쾌속행진으로 2위에 올랐다.

정신력보다 체력

이 감독은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아무리 정신력으로 한다고 해도 체력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 치고 싶어도 몸이 안따라와주면 못치는 것 아닌가"라는 이 감독은 "기본적인 생각은 장기레이스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많은 휴식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SK도 월요일에 훈련을 하는 날도 있었고, 홈 경기후 남아서 타격 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경기 후 타격훈련을 주로 경기에 나가지 못했던 선수들이 많이 했고, 타격이 부진한 선수가 자발적으로 하기도 했고, 코치가 지도를 해주는 날도 있었다"는 이 감독은 "월요일 훈련도 간단히 했고, 여름부터는 별로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훈련들이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위로나 위안이 됐을 수는 있지만 후반기 좋은 성적을 내는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휴식으로 인한 체력비축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시즌 종료후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8일 동안 휴식일을 3일이나 잡은 것도 그 이유. "선수들이 부상이 많다. 부상 회복과 체력 비축을 위해서 많은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 그에겐 한국시리즈 6년 연속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가 있다. 그러나 그는 당장 발등의 불이 먼저다. "한국시리즈는 생각하지 않는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진출이란 말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냥 준PO 승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할 것이다"라고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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