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리그는 2일 종료됐지만 NC 다이노스는 지난달 11일 일찌감치 퓨처스 남부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남부와 북부리그 11개팀 모두 합쳐 유일하게 60승을 거두며 6할3푼2리의 승률을 거뒀다. 우승 확정 후 NC 김경문 감독은 "2군 성적이라 큰 의미는 없지만, 선수들이 1군에 진입하는 내년 시즌에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성취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라고 밝혔다.
NC가 거둔 올 시즌 또 하나의 소득은 타자에선 나성범, 그리고 투수에선 이재학이 각각 투타 2개 부문서 1위에 오른 점이다. 나성범은 16홈런, 67타점을 올렸고 이재학은 15승에다 1.55의 빼어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군 성적이라고는 하지만 1군 경험이 상당한 다른 선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자신의 손으로 일군 성과이기에 그 의미는 분명 남다르다.
이들의 활약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재학 시절 훌륭한 좌완 투수로 꼽혔던 나성범은 NC 입단 후 김경문 감독의 권유에 따라 타자로 변신했다. 김 감독은 "대학 시절 쭉 지켜봤는데 투수로서의 실력이 정체된 것 같다. 또 신생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매 경기 출전할 수 있는 타자가 더 낫다"라고 하면서도 내심 걱정을 했다. 만약 실패할 경우 다시 보직을 바꾸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성범은 타자 변신에 완벽히 성공했다. 대학 3학년 때부터 전담 투수를 하며 2년 이상 떠나 있었던 타석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것이다. 29도루까지 기록, 이 부문 2위에 오르며 호타준족을 뽐냈다. 2일 현재 31홈런으로 홈런왕을 사실상 확정지은 넥센 박병호가 20도루까지 기록하며 20-20 클럽에 든 것을 감안하면 공교롭게 올 시즌은 1군과 2군 모두 홈런왕이 도루까지 잘 하는 보기 드문 기록이 나왔다. 나성범은 "2군에서의 기록에 불과하다. 1군은 분명 다를 것이다"라며 "몸쪽 승부와 밤 경기에 대한 적응, 체력 배양 등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자신은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뛸 당시 김 감독이 눈여겨봤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만년 유망주로 남았던 이재학도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로 옮긴 후 그 가능성을 완전히 꽃 피웠다. 평균자책점 2위인 김기태(삼성)가 2.79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기록임에 분명하다.
이재학은 "사실 지난해 드래프트가 됐을 때 소위 '멘붕'이 됐다. 하지만 2군 경기를 뛰며 참 많은 것을 배웠다"며 "내년 1군 준비를 위해 다양한 공을 던져보며 좀 더 집중력을 가진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1군에서 던져야 하니 자신감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할 수 있도록 제구력을 가다듬는 한편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하니 체력을 기르는 것이 앞으로 남은 과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표면적인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나성범이나 이재학 모두 내년 시즌 풀타임 선발 엔트리 자리를 잡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 말하고 있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용병 3명과 FA, 8개팀에서 1명씩 총 8명 등 즉시 전력감이 대거 입단하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첫해부터 도드라진 활약을 펼쳐 내친 김에 신인상까지 차지하는 것이 두 선수의 내심 바람이다. 나성범은 1군 첫 해이니 당연하고, 이재학도 1군에서 30이닝 이상 던지지 않았기에 신인상 기준에 부합하다.
김 감독은 "투타의 핵심으로 성장했지만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11월까지 진행되는 마무리 훈련과 내년 1월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충분히 보완해야 한다"면서도 사연 있는 두 선수의 성장을 흐믓하게 지켜보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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