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특집이 전멸했다.
지난해 추석 특집 프로그램의 핫 키워드는 단연 '아이돌'이었다. '브아걸의 두근두근' '스타커플 최강전'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 등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특집 프로그램이 무려 11개가 편성됐고, 다른 예능 특집에서도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번 추석에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특집 프로그램은 MBC '한가위 특집 미스 앤 미스터 아이돌 코리아 선발대회' '으랏차차! 천하장사 아이돌', KBS2 '추석특집 왕실의 부활-왕세자 책봉사건' 정도다. 출연자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미스 앤 미스터 아이돌 코리아 선발대회'는 아이돌의 지성과 미모, 체력을 겨루는 대회로 2PM 카라 포미닛 시크릿 오렌지캬라멜 에이핑크 엠블랙 FT아일랜드 제국의아이들 틴탑이 출연했다. 아이돌 씨름왕을 가린 '으랏차차! 천하장사 아이돌'에도 인피니트 제국의아이들 씨스타 걸스데이 엠블랙 에이핑크 B.A.P 2PM 비투비 레인보우 시크릿 애프터스쿨 유키스 쥬얼리 카라 틴탑 등이 얼굴을 비췄다. '왕실의 부활-왕세자 책봉사건'에는 비스트 이기광 양요섭, 2PM 택연 우영, 2AM 창민 진운, 인피니트 우현, 카라 구하라 박규리, 시크릿 전효성, 포미닛 현아, 씨스타 보라 소유, 에이핑크 정은지, 슈퍼주니어 이특 등이 출연했다.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류스타들은 총출동한 셈이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실패했다. '왕실의 부활-왕세자 책봉사건'은 3.9%(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 '으랏차차! 천하장사 아이돌'은 7.7%, '미스 앤 미스터 아이돌 코리아 선발대회'는 7.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더욱이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나오는 얼굴이 똑같아서 그 프로그램이 이 프로그램 같다' '겹치기 출연 자제했으면'이라는 등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아이돌 특집이 전멸한 이유는 '식상함' 때문이라는 것. 해마다 추석 특집 프로그램은 비슷한 포맷으로 구성된다. 아이돌 스타들이 커플 선정 게임을 하거나, 운동 경기를 하거나, 댄스 배틀을 벌이는 식이다. 인기 아이돌을 섭외하려 하다보니 프로그램마다 출연하는 얼굴도 비슷하다. 똑같은 얼굴이 똑같은 형식의 방송을 몇번씩 거듭하다보니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한 관계자는 "겹치기 출연이나 식상한 프로그램 구성 등은 예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그러나 갈수록 호응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아이돌의 예능 출연에 대한 희소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평소에도 '청춘불패'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걸그룹이 망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댄싱 위드 더 스타' 등을 보면 스타들의 화려한 댄스 실력도 만나볼 수 있다. '연기돌'이 늘어나면서 아이돌이 연기를 한다는 것이 더이상 신선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에서 아이돌이 추석특집에 출연한다고 해서 뭔가 신선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를 하기란 어렵다"고 분석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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