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그 아픔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1년 전 가을. 롯데 손아섭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이다. 롯데 창단 역사 최초로 정규시즌 2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1차전. 양팀이 6-6으로 팽팽히 맞서던 9회말 1사 만루 찬스가 손아섭에게 왔고, 한창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던 손아섭은 SK 정우람이 던진 초구를 힘차게 받아쳤지만 통한의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롯데는 연장 10회 정상호에게 결승 홈런을 허용하며 1차전을 내주고 말았고 시리즈 전적 2-3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양승호 감독은 당시 크게 아쉬움을 표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자 "1차전을 승리했으면 플레이오프를 쉽게 치렀을 것"이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병살타를 친 아픔. 쉽게 지울 수 없었지만 손아섭은 올시즌 그 아픔을 훌훌 털어내고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팬들에게 선보였다. 손아섭은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많은 공부가 된 순간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와신상담하며 올시즌을 준비한 손아섭은 목표로 했던 최다안타 타이틀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2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154개의 안타를 기록, 151개의 안타를 기록중인 LG 박용택과 한화 김태균에 앞서고 있다. LG는 1경기를 남겼고 한화는 시즌을 마감했다. 150개를 기록중인 삼성 이승엽도 사정권에 들어와있지만 4개의 격차를 줄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손아섭은 "아직 2경기를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최다안타 타이틀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하면서도 "꼭 따내고 싶은 타이틀이다. SK와의 2경기에서 안타 2개 정도만 더 추가했으면 소원이 없겠다"며 웃었다.
손아섭에게 최다안타 타이틀은 중요하다. 새애 첫 타이틀을 차지하는 것이 되고, 자신의 꿈인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보다 더욱 중요한건 팀 성적. 손아섭은 "이제 준플레이오프다. 내 개인 성적보다는 팀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쭉 승리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아섭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즌 막판 팀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홀로 묵묵히 안타를 때려내던 손아섭이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도 3번타자로 중용된다.
마지막으로 손아섭에게 "작년 병살타 때와 같이 똑같은 찬스가 와도 초구에 방망이를 돌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손아섭은 "물론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 처럼 자신있게 스윙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달라진 점도 있었다. 손아섭은 "타자로서 자신감을 잃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그 한 타석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경기 상황에 맞는 스윙을 할 수 있는 타자가 될 것"이라고 힘차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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