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물어보셨습니다. 그 부분이 감독의 머리를 제일 아프게 하는 부분입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7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나온 한 질문에 대한 대답의 첫 마디였다. 그 질문은 "투수진 운용, 특히 불펜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양 감독이 8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마무리 투수 운용 때문이다. 양 감독은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사율과 정대현의 더블 스토퍼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정규시즌 부동의 마무리는 김사율이었다. 34세이블 기록하며 롯데 마무리 역사를 바꿔놨다. 하지만 시즌 막판 떨어진 구위에 양 감독의 걱정이 늘어가고 있다. 여기에 정대현이라는 확실한 보증수표가 대기하고 있어 양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했다.
문제는 "포스트시즌 마무리는 정대현"이라고 외칠 수도 없다. 사실, 롯데 팀 사정을 감안했을 때 김사율이 마무리를 맡아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1~2점차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가 자랑하는 필승조를 경기 중반부터 투입할 일이 많아질 전망. 삼진, 땅볼 유도 비율이 높은 정대현은 팀이 가장 큰 위기에 빠졌을 때 등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경기 외적인 요소도 중요하다. 한 시즌 동안 팀의 주장으로,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중용되지 못하다면 선수단 전체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다.
때문에 양 감독은 나름의 해법을 내놨다. '마무리 김사율'이라는 기본적인 틀 위에, 상대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 아닌 김사율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초박빙의 상황에서는 정대현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대현 투입 시점의 딜레마다. 이미 양 감독이 '더블 스토퍼 체제'를 공언했다. 투수들이나 야수들 모두 경기를 치르며 '우리 뒤에는 김사율-정대현이 버티고 있다'는 생각에 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중간, 흐름이 바뀔 수 있는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을 생각해보자. 2-0으로 앞서던 상황, 6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다. 누가봐도 여기서 막으면 승리, 동점 내지 역전을 허용하면 경기를 내주는 분위기다. 스타일상 정규시즌이었으면 양 감독의 선택은 무조건 정대현이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경기 후반까지 생각해야 한다. 정대현을 아끼면 그만큼 경기 후반 운용이 수월해진다.
물론, 정대현이 등판한다고 해서 모든 타자들을 막아내는 것은 아니다. 또, 최대성 김성배 등 훌륭한 불펜투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결국, 불펜 운용의 밑그림은 그려졌다. 매순간, 운명의 결정을 내려야하는 시나리오다. 선택은 감독과 코치들의 몫이다. 결과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겠지만, 코칭스태프의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을 염두해두고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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