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가치를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어요."
극적인 동점 투런홈런을 친 박준서, 결승타를 때려낸 황재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이 선수가 없었다면 롯데의 승리도 없었다. 주인공은 백업포수 용덕한. 용덕한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회 주전포수 강민호의 부상 때 교체돼 나와 마스크를 썼다. 안정된 리드로 연장승부를 이끌었고 10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때려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선수가 용덕한이었다. 특히 타격은 약하다는 기존 선입견을 가진 용덕한이 이를 비웃는 듯 중요한 순간 장타를 때려내자 롯데 덕아웃은 축제 분위기였다. 결국 용덕한은 황재균의 결승 2루타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한 주인공이 됐다.
용덕한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있다. 친정팀이 두산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비수를 꽂았다. 용덕한은 지난 6월 투수 김명성과 맞트레이드 되며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10년째 쭉 뛰어오던 팀을 떠나야 하는 마음은 오죽 서운했을까. 트레이드가 발표됐을 당시에는 "괜찮다.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게 웃던 용덕한이었지만 친정팀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나자 그동안 숨겨왔던 마음을 드러냈다.
용덕한은 경기 후 "친정팀과의 경기라 의식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타석에서 더욱 집중을 했다"고 밝혔다. 용덕한은 "솔직히 트레이드가 됐다는 것은 두산이 나를 전력외로 평가한 것 아니겠느냐. 그래서 나의 가치를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자칫하면 '나를 버린 팀에 비수를 꽂고 싶었다'는 말로 들릴 수 있었다. 하지만 용덕한의 진심은 그게 아니었다. 두산에 대한 애정이 진심이었기에 더 잘 된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용덕한의 이런 활약은 롯데에 큰 호재다. 롯데는 주전포수 강민호가 1차전 도중 눈 부위에 공을 맞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용덕한이 주전으로 나서야 할 가능성도 있다. 또, 용덕한만큼 두산 선수들을 잘 아는 선수는 없다. 용덕한이 타석에서 1~2개의 안타를 쳐주고, 안정적인 투수리드를 이어간다면 강민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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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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