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투라고 생각 안해요. 또 정면승부할 겁니다."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9일 잠실구장. 전날 대타 박준서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고 고개를 숙인 홍상삼은 우려와 달리 밝은 표정을 보였다. 홍상삼은 "세게 던지려 했는데 잘 안 됐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홍상삼은 롯데 킬러다. 데뷔 첫 등판에서 손쉽게 선발승을 올린 상대가 롯데. 그것도 사직구장 롯데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이룬 결과였다. 그 이후로 홍상삼은 롯데만 만나면 절대 주눅들지 않았다. 자신을 '부산 사나이'라고 불러 달라고 했을 정도. 평소 '무대 체질'인 성격도 롯데와 상대할 때 잘 맞았다.
큰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09년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적지에서 롯데를 제압하고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1승1패로 팽팽하던 승부를 두산으로 기울게 한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방심해서 였을까. 전날 홍상삼은 대타 박준서에게 초구와 2구 모두 포크볼을 던지다 홈런을 얻어맞았다. 믿었던 홍상삼이 무너지자 경기가 꼬여버렸고, 결국 연장 10회 접전 끝에 패배할 수 밖에 없었다. 박준서가 노림수를 갖고 히팅포인트를 앞에서 가져간 덕에 장타가 나왔다.
홍상삼은 "동료들이 괜찮으니 더 맞아도 된다고 하더라. 볼은 좋았다. 실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칠 테면 치라고 던졌다"고 당당히 말했다. 이어 "다만 다른 공을 하나 정도 더 던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다음 경기에서도 또 정면승부하겠다"고 덧붙였다.
줄곧 선발로만 던져오다 두산의 셋업맨으로 자리 잡은 홍상삼. 본인의 보직에는 완전히 만족하고 있었다. 홍상삼은 "집중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 선발로 길게 던졌을 때 안 좋더라. 짧게 던지는 게 더 잘 맞는다"며 웃었다.
이때 취재진과 대화중인 홍상삼 옆으로 김현수가 지나갔다. "우리 상삼이가 가을야구를 참 재밌게 만들어줘." 정작 김현수는 전날 5-5 동점이던 9회말 1사 1,2루서 1루수 직선타로 주자까지 아웃시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하지만 김현수와 홍상삼 모두 풀이 죽기 보다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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