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했죠. 그래서 제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틀 연속 사고를 쳤다. 2차전은 완전 대형사고였다. 롯데 백업포수 용덕한이 예상치 못했던 깜짝 결승포를 때려내며 팀에 2연승을 선물했다.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선수가 용덕한이었다. 용덕한은 지난 6월 투수 김명성과 맞트레이드 되며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10년이 넘게 뛰어온 팀을 떠나야했다. 용덕한은 "섭섭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용덕한은 '가을 DNA'를 갖고있다. 2010 시즌 준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을 정도로 가을야구에 강했다. 때문에 용덕한의 이번 시리즈 활약 여부가 관심사였다.
동료의 부상은 가슴이 아팠지만 용덕한에게는 기회가 됐다. 1차전 강민호의 부상으로 경기 도중 교체 출전해 연장 10회 천금같은 2루타를 때려냈다. 결승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2차전은 9회초 결승홈런을 터뜨렸다. 포수로서 리드와 수비도 훌륭했다. 특히 5회 도루를 성공시킨 김재호를 2루에서 잡아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경기 흐름이 두산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위기. 튄 공이 옆으로 흐르는 사이 김재호가 오버런 할 것을 예상해 재빠르게 2루로 송구, 아웃시켰다. 기본적인 넥스트 플레이에 충실한 결과였다.
용덕한은 이틀 연속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경기 후 만난 용덕한은 "솔직히 두산에는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확실한건 난 지금 롯데 선수라는 것이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용덕한은 "트레이드가 됐다는 것은 두산이 나를 전력 외로 평가한 것이 아니겠는가. 섭섭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내 가치를 그라운드에서 꼭 증명해보이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타석에서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친정팀에 대한 애정이 엿보였다.
또 하나, 용덕한은 그동안 뛰어난 수비력에 비해 타격이 약한 선수로 인식돼왔다. 외야까지 타구를 날리기 힘들다는 냉혹한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그 이미지를 완전히 날려버리고 있다. 용덕한은 "롯데에 와 매일 훈련 3시간 전에 경기장에 나와 타격훈련을 했다. 그 효과가 조금씩 발휘되고 있는 것 같다"며 쑥쓰러워했다.
용덕한은 이틀간의 맹활약으로 롯데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제는 '두산 용덕한'이 아닌 '롯데 용덕한'이라는 이름표가 훨씬 더 어울리게 됐다는 뜻이다. 문규현은 올해 말 예비신부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당연히 신혼집은 부산에 차린다. 이제 부산에서 확실한 스타 대접을 받을 일만 남았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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