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을 앞두고 두산 벤치는 너무나 경직돼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홈에서 2연패. 그리고 내려온 부산 원정길이었다. 한 판만 패하면 짐을 싸야하는 절체절명의 벼랑 끝이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선수들은 말이 없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베팅 게이지 뒤에서 선수들의 타격연습을 독려했다. 뒤늦게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롯데 덕아웃과는 180도 달랐다.
두산은 3차전에서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7대2로 눌렀다. 신인투수 변진수의 큰 경기 호투와 오재원의 '크레이지 모드'가 발동했다. 승리가 가져다 준 또 다른 부산물이었다.
3차전 직전 롯데 손아섭은 "진짜 칠 선수가 없기 때문에 한 말"이라는 농담섞인 코멘트를 했다. 미디어데이에서 "두산에서 장타 칠 선수는 김현수밖에 없다"고 했었다. 거기에 대한 확인이었다.
손아섭은 "그냥 재미있게 해보려고 한 말이다. 하지만 칠 선수가 없다는 게 사실이기도 하다"고 했다.
3차전 1회 최준석은 투런홈런을 날렸다. 그는 "손아섭의 코멘트에 대해 알고 있다. 사실 양팀 모두 (장타 칠 선수가) 없다"고 반격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가뜩이나 4차원인데 미친 선수가 되면 안된다"고 했다. 일종의 말장난. 하지만 정수빈 고영민 손시헌 등이 빠진 두산의 공수 버팀목이 오재원이기 때문에 한 말이다.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의식한 말이기도 했다. 결국 오재원은 3회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박종윤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 환상적인 글러브 토스 수비로 병살타를 이끌어 냈다. 만약 빠졌다면 1사 1, 3루의 황금찬스. 2-3으로 맹추격하던 롯데의 맥을 싸늘히 끊어놓는 엄청난 수비였다. 경기가 끝난 뒤 양승호 감독도 "그 수비가 승부처였다. 메이저리그도 배워야 할 수비"라고 감탄할 정도. 7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3루타도 있었다. 결국 양 감독의 걱정이 현실이 됐다.
여기에 대해 오재원은 "양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있다. 덕분에 '미친 선수'라는 캐릭터를 잡게 됐다"고 했다. 두산의 '장외반격'도 시작됐다. 부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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