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하자."
우승 청부사의 지휘 아래 최하위 한화가 우승팀으로 변모할 것인가.
한화의 신임 사령탑 김응용 감독(71)이 우승을 향한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15일 오전 10시 대전구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한화 사령탑으로서 공식적인 첫걸음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이날 '우승'이란 단어를 여러차례 동원하며 한화의 대대적인 체질개편을 예고했다.
취임사부터가 짧고 독했다. 열흘간의 휴식을 끝내고 소집한 1군 선수단과 구단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김 감독은 다시 그라운드에 서게 해 준 김승연 구단주와 구단측에 대한 감사의 뜻을 먼저 전했다. 이어 그는 "구단이 나를 영입하면서 원하는 게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포스트시즌 진출, 나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것이다. 여러분과 함께 하면 반드시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1분도 안되는 취임사를 마쳤다.
곧바로 이어진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김 감독은 우승을 잇달아 강조했다. 한화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을 받자 "내가 삼성 감독에 부임했을 때 삼성팬들 사이에서 해태 시절 삼성을 괴롭혔던 미운 감독이 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지금 한화팬들도 비슷한 심정일텐데 내가 한화맨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즐거운 야구로 우승해 한화팬들의 소원을 풀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는 최근 4년간 최하위 3회, 공동 6위 1회의 성적을 낸 객관적인 약체다. 이런 약체팀이 단 번에 우승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여전히 당당했다. "여긴 프로다. 프로이기 때문에 우승아니면 어떤 목표가 있겠는가. 이는 특히 한화팬들이 바라는 것이다"면서 "흔히 프로의 성적이라는 게 종이 한 장 차이인 만큼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렸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우승 전력을 만들기 위해 선수단을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선수 파악이 되지 않았고, 코칭스태프 인선도 완성되지 않은 만큼 현 단계에서 뭐라 말하기 힘들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훈련을 관찰하고 앞으로 코치진과 상의해서 다음시즌 대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더불어 한화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류현진과 박찬호의 거취에 대해서도 거리를 유지했다. 류현진의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뒤 "류현진 본인이 빨리 미국에 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팀이 라는 게 개인의 것이 아니라 단체의 것이라서 나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닌 만큼 코치진과 상의해서 구단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박찬호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오늘 처음으로 만나 30분간 면담을 했다. 여전히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같다"면서 "11월에 개인적인 업무차 미국을 다녀오고 나서 결정한다고 하니 기다릴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호는 이날 김 감독과 상견례를 한 뒤 양해를 구하고 곧바로 귀가하는 등 미국 방문을 마칠 때까지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현역 최고령의 사령탑으로 복귀한 것에 대해 "나이를 떠나 프로는 다 똑같은 프로다. 외국의 경우 제자 밑에서 코치로 일하는 원로 지도자가 많지 않은가"라며 다음 시즌에 제자들이 이끄는 8개 구단과 맞서 당당히 겨뤄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한화 구단은 이날 수석코치로 김성한 전 KIA 감독(54)을 영입해달라는 김 감독의 요청을 받고 입단계약 세부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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