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2차전은 올 포스트시즌 들어 가장 뜨거운 승부였다. 좀처럼 질척질척한 뒤끝을 허용하지 않는 SK의 필승 계투조가 무너지면서 비롯된 일이다. 반면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이후 연장전 세 번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고, 4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하는 희열을 맛봤다. 믿었던 시스템이 무너진 SK의 극한 좌절과, 부산 홈으로 돌아가기 직전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롯데. 그러나 두 기자의 관전평에선 모두가 승리 팀 같다.
SK 야구는 참 깔끔하다. '가을야구 DNA'가 있다는 말도 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침착하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SK의 저력이 느껴진다. 수비와 주루도 완벽하다. 하지만 타격은 많이 떨어진다.
공수주에서 핵심은 공격이다. 즉 타격이다. 기본적으로 쳐야한다. 1차전에 이어 2차전 역시 SK의 타격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때문에 한계가 분명히 있다. 2차전은 확실히 그런 면을 보여줬다.
결정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동의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타격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4-4 동점상황. 7회말 SK 선두타자 정근우는 3루타를 쳤다. 정근우가 잘 쳤지만, 롯데 중견수 전준우의 수비판단 미스가 있었다. 펜스 바로 앞에서 잡을 수 있었던 타구였지만, 놓쳤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SK의 타격이다. 팀 타격이 뛰어나다는 SK가 정근우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세 타자 중 단 한 명의 타자도 진루타를 치지 못했다. 지난해와 다른 SK 타선의 모습이다.
큰 경기에 명백한 약점이 될 수 있다. 확실히 테크닉 측면에서 롯데가 뒤진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그러나 세밀한 실책을 최소화한다는 개념과 부진한 타격을 끌어올린다는 것은 다른 의미다.
실책을 최소화하는 것도 힘들지만, 좋지 않은 타격을 끌어올리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때문에 SK는 좋은 투수력과 완벽한 수비, 주루를 가지고도 '엉성한 수비', 승부처에서 약한 롯데 야구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SK의 약점이 뿌리깊을 수 있다는 반증이다.
또 하나, 롯데는 2차전을 통해 박희수와 정우람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SK의 가장 강한 부분이 바로 박희수와 정우람의 철벽계투진이다. 하지만 롯데는 박희수를 넘어 7회 득점을 올렸고, 정우람에게도 의미있는 득점찬스를 창출했다. 롯데도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치고 있지만, SK도 롯데를 이기긴 쉽지 않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SK는 역시 게임을 지배하는 능력을 갖췄다. 1차전서 준PO 승리의 기세를 올리던 롯데를 힘으로 누르더니 2차전서도 최 정의 투런포로 롯데가 초반 분위기를 잡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어느 타자든 홈런을 터뜨릴 수 있는 SK 타선이 롯데 투수들은 분명 두려울 것이다.
롯데로선 이제 승리 카드가 있을까. 롯데 양승호 감독은 1-2로 뒤진 6회말 1사 1,2루의 위기서 마무리 정대현을 올렸다. 점수차가 벌어지면 힘들다는 생각을 했고, 믿을 선수는 정대현 밖에 없었다.그러나 정대현 카드는 두산에겐 통했지만 SK에겐 통하지 않았다. 조인성이 정대현의 필살기인 커브를 가운데 담장까지 보내버렸다. 이어 이재원에겐 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아무리 위기에도 떨지 않는다는 정대현이지만 친정 SK는 긴장이 될 수 밖에 없는 상대였다. 롯데는 1차전서는 김사율이 박정권에게 결승타를 맞았고, 2차전서는 최강 카드라는 정대현마저 SK 타선에 무릎을 꿇었다.
부산에서 이어질 3차전 부터 롯데는 선발도 약한데다 믿었던 불펜마저 약점을 노출한 게 악재다. 게다가 롯데는 부산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2008년부터 지난 두산과의 준PO까지 부산에서 11차례 포스트시즌 경기를 펼쳤는데 무려 9번이나 졌다. 게다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SK에 졌던 5차전도 바로 부산에서 열린 경기였다. SK는 송은범 마리오 등 선발진이 탄탄하고 다른 팀에선 원투펀치로 활약할 수 있는 채병용이 롱릴리프로 대기하고 있다. 1차전에서 봤듯이 박희수-정우람의 불펜 또한 강력하다. 모든 상황이 SK의 한국시리즈행을 예상하게 한다. 너무 싱겁게 끝나지 않을까 오히려 걱정이 된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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