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건국대 출신 최부경(23)을 2012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꼽았다. 키 2m인 그는 대학시절 원맨쇼를 자주 했다. 득점, 수비 등을 도맡았다.
하지만 최부경은 전체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전체 1순위의 영광은 모비스가 찍은 김시래(명지대 출신)였다.
최부경을 간절히 원했던 SK 문경은 감독은 1순위 지명권을 가진 유재학 모비스 감독으로부터 놀림까지 받았다. 가드 보강을 위해 김시래를 원했던 유재학 감독은 문 감독의 연세대 선배다. 둘은 무척 친한 선후배다. 유 감독은 문 감독이 최부경을 무조건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유 감독은 김시래를 맘 속에 찍어 놓고도 마지막 순간 농으로 최부경을 찍을 것이라고 문 감독을 약올렸다. 문 감독은 지금도 당시 신인드래프트 현장에서의 그 긴장됐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문 감독이 생각하는 SK 농구를 위해선 골 밑에서 살림꾼 역할을 해준 최부경이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SK는 최부경에게 화려한 플레이를 요구하지 않았다. 최부경은 파워 포워드(4번)다. 루키지만 첫 시즌부터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득점 보다 덩치가 산만한 상대 외국인 선수들과 몸싸움을 즐길 선수가 필요했다.
최부경은 시즌 초반 빠르게 프로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지난 주말 동부전에선 10득점 4리바운드를 했다. 특히 91-92로 끌려가던 종료 직전 최부경의 2점슛이 성공하면서 SK가 93대92로 극적인 1점차 승리를 거뒀다. 그는 18일 서울 라이벌 삼성전에선 7득점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양팀에서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따냈다. SK는 82대65로 승리, 2연승을 달렸다.
SK는 지난 10년 동안 플레이오프에 딱 한 번 진출했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으로 SK를 이끌었던 문 감독은 이번 시즌 전 대행 꼬리표를 떼고 감독이 됐다. 그는 SK 농구의 체질 개선을 원했다. 개인이 아닌 팀이 중심이 되는 농구를 하고 싶었다. 3점슛의 화려함이 아닌 끈끈한 조직력으로 똘똘 뭉치고 싶었다. 그래서 KT에서 살림꾼 박상오와 모비스에서 김동우를 영입했다. 최부경도 그런 작업의 일환이었다.
문 감독은 최부경으로부터 '대학 물'을 빼기 위해 잔소리를 많이 했다. 형님 리더십을 접고 시어머니로 변신했다. 미국 어바인 전지훈련 동안에는 힘 좋은 외국인 선수들과 맞대결 시키면서 강한 몸싸움을 주문했다.
루키들은 프로 첫 시즌에 시간이 갈수록 체력이 달려 고생한다. 최부경도 체력 안배를 하지 않으면 후반부에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부상의 위험도 높아진다.
최부경은 "프로에 가면 편할 줄 알았다. 프로에 가면 돈 받으면서 편하게 운동할 줄 알았다. 하지만 와서 본 프로 무대는 완전히 달랐다"면서 "시키는 운동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신인상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 농구가 이번 시즌 초반 분명히 달라졌다. 그 변화에 일조한 최부경이 앞으로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SK 향후 성적이 달렸다고 볼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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